여권의 중량급 외부인사 영입에 대해 국민회의등 야권이 김영삼 대통령의
선거개입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개별 입당인사들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난하자 신한국당도 김대중 총재의 전력을 거론하며 반격하고 나서 여야간
감정대립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

신한국당의 손학규 대변인은 23일 국민회의 김총재가 전날 이회창 전총리에
대해 "정치지도자는 어떤 경우에도 국민에 대한 약속을 지켜야 하며 약속을
바꿀때는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어야한다"고 비난한데 대해 "국민과의
약속을 깨고 정계복귀한 김총재는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반박했다.

손대변인은 "이전총리의 인품에 대해 존경의 뜻까지 표했던 김총재가
당적을 달리했다고 일국의 총리를 지낸 분을 비난하는 것은 정치발전을
위해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신한국당은 또 김총재가 현재의 경제상황이 어려운 국면이며 그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한데 대해서도 "지난 몇년간 활황을 거친 우리경제가
갑작스런 하강국면에 이르지 않도록 정부가 경기연착륙을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은 대부분의 연구기관이 인정하는 사실이다"고 반박했다.

이와관련, 심재철 부대변인은 "경제에대해 시비를 하는 것은 최근의
경제동향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고백에 다름아니다"며 "김총재는 어쩌다
한번 중소기업과 증권거래소를 방문하면서 자신이 마치 중소기업과
증권투자자에 대해 구원자라도 되는 듯 행세하는 것은 원로답지 못하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김총재의 정계복귀에 대한 신한국당의 비난공세에 대해 국민회의의 박지원
대변인은 이날 "지난80년 신군부에 의해 김총재가 사형언도까지 받은 상황
에서 김영삼대통령은 몸보신용 정계은퇴성명을 발표하고 지금까지 사과나
해명도 하지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 박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