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국무총리가 22일 신한국당에 입당키로해 정치권에서는 80여일
앞둔 총선에서 기존 4당간의 예상되는 판세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전총리의 입당은 또 총선후 그의 여권내 위상, 특히 김윤환 대표위원
등 현 신한국당중진들과의 관계가 어떻게 정립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함께 이전총리를 비롯한 중량급 외부인사들의 잇단 영입이 여권의
차기대권구도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다.

여권은 중량급외부인사들의 영입을 우선은 15대 총선승리를 위한
유효적절한 카드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총선후의 역학관계는 선거결과등 향후의 정치적 변화를 지켜보면서 충분히
시간을 갖고 대처하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여권역심부는 박찬종의원의 입당에 이어 그동안 여야 각 정당의 영입
교섭을 받아온 이전총리가 입당함으로써 문민정부의 개혁작업에 힘이
붙게되고 한편 범여권의 결속에도 도움이 될것이라며 크게 고무되어 있는
분위기다.

특히 이전총리는 박전의원과 또 조만간 영입이 예상되는 이홍구 전총리
등과 함께 총선 승부처라할 수 있는 서울과 수도권 득표전략에 상당한
도움을 줄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다.

여권은 현재의 지역분활구도하에서는 수도권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과반획득은 차치하고 원내 제1당 위치확보도 어렵다는 현실인식에서
선거대책마련에 고심해 왔었다.

하지만 수도권은 전통적으로 야세가 강한 지역인데다 4당구도하에서는
지역적 기반이 제일 확실한 국민회의측이 유리해질 수 밖에 없는 구도라는
것이 선거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었다.

신한국당은 "호남표+알파"를 제외한 표중에서 민주당과 자민련에게 뺏기는
표를 최소화해야 된다는 전략상 어떻게 해서든 현재의 분위기를 바꿀수
있는 외부인사영입을 추진해왔다고 봐야한다.

이런 측면에서 나름대로 지지세를 갖고 박전의원이나 이전총리의 신한국당
입당은 여권의 전략이 일단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은 신한국당 선거대책위의 간판으로 활용될것으로 보이며 이전총리는
선거대책위원장, 박전의원은 수도권선거대책본부장등에 기용될 것으로 예상
된다.

하지만 이들의 영입이 과연 총선에서 기대하는 만큼 성과를 거둘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야권은 물론 여권일각에서도 이전총리나 박전의원의 경우 신한국당 밖에
있을때 나름의 "인기"를 누리는 것이지 이제는 상황이 달라진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다만 이들이 국민회의나 민주당등 야권에 들어갔을때는 여권의 표를 잠식
하면서 야권에 큰 기여를 할수 있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여권이 이들의 야권행을 봉쇄한 것은 나름의 성과로
받아들여 진다.

여권으로서는 설령 큰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손해는 아니라는 얘기다.

이들의 신한국당 입당이 오히려 여권의 총선전략에 오히려 마이너스적인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들의 평소 "독불장군식 행태"가 범여권의 결속에 오히려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다.

기존의 친여권 인사들중에서도 일부는 이들의 영입을 그리 달갑게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전총리등은 기존의 여권구도에 불확실성을 높이는데다가 엄격히
말해 이들이 과연 범여권인사들이라고 보기도 힘든다"고 말한다.

앞으로 계속될 여권핵심부의 외부인사영입의 폭과 영입인사의 면면,
그리고 이들이 여권내에서의 역학변화와 정치권전반에 미칠 파장은 좀더
시간을 두고 봐야 알 것 같다.

< 박정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