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대통령은 18일 1차공판에서 기업체들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은
대부분 시인했으나 일부 업체로부터 받은 돈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부인하는 한편 돈의 성격이 뇌물이 아님을 주장하려는데
치중했다.

노씨는 또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돈을 건네준 사람이 그렇다면
그렇습니다"라는 애매한 말투를 자주사용, 검찰의 신문에는 응하면서도
적극적인 인정을 하지않는 모습을 보이려 애쓰는 흔적이 역력했다.

노씨는 이와함께 박계동의원의 폭로 직후 비자금 출금 장부와
기업들로부터 받은 약속어음을 파기했다는 진술을 함에따라 비자금
파일이 있었음을 처음 시인했을뿐 아니라 증거인멸 사실까지도
인정했다.

노씨는 이밖에 ''잣대론''을 들어 지금 시점에서는 돈을 받은 것이
잘못이지만 당시에는 전혀 잘못이 아니었다고 강변했다.


<>문 =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해 우리나라 기업인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수 있습니까.

<>노 = 직접적으로는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문 = 다시 말해서 기업의 금융지원 집중규제 대외무역 세무지원 등에
대해 대통령의 결정이 기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수 있느냐는
말입니다.

<>노 = 직접적으로는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지만 간접적으로는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봅니다.

<>문 = 기업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있습니까.

<>노 = (체념한듯 고개를 끄덕이며)예.

<>문 = 구체적으로 대통령직에 있던 지난 88년 3월부터 93년 11월사이
35대기업으로부터 2천8백38억9천6백만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합니까.

<>노 = 예. 정확하게 언제 어디서 어떤 형식으로 받았는지는 알수
없지만 받은 것은 사실입니다.

<>문 = 그럼 검찰의 조사과정에서 공여자들의 진술, 계좌추적 자료를
확인할대 ''전부 그렇게 진술했다면 맞을 것''이라고 답한 일이 있습니까.

<>노 = 예.

<>재판장 = 검사가 바로전에 88년부터 93년 11월까지라고 했는데
93년 1월이 맞지 않습니까.

<>문 = 정정하겠습니다. 93년 1월이 맞습니다.

<>문 = 피고인 노태우는 88년 3월부터 92년 8월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로 청와대 인근 안가에서 삼성그룹회장 이건희로부터 차세대
전투기 사업, 상용차 사업인가 등 앞으로 시행될 국책사업에서 삼성그룹을
선처해 달라는 취지로 제공하는 금 20억원을 교부받는 등 9회에 걸쳐
2백50억원의 뇌물을 수수했다.

피고인 맞습니까.

<>노 = 돈을 받은 사실은 있습니다.

<>문 = 또한 88년 3월부터 91년 9월까지 접견실에서 현대그룹 명예회장
정주영으로부터 원자력 발전소 설비공사, 아산만 해군기지 건설공사,
경부고속철도공사, 영종도신공항 방조제공사 등 국책사업자 선정과
기업관련 정책에 있어 선처해 달라는 취지로 제공하는 금 20억원을
교부받는 등 6회에 걸쳐 합계금 2백50억원의 뇌물을 받았다.

피고인 맞습니까.

<>노 = 예.

<>문 = 88년 3월부터 91년 11월까지 동장소에서 대우그룹 회장
김우중으로부터 기업경영과 관련된 경제정책 등을 선처해 달라는 취지로
제공하는 금 30억원을 교부받는 등 7회에 걸쳐 2백40억원을 수수했다.

피고인 맞습니까.

<>노 = 예.

<>문 = 기업인들과는 개별적인 면담을 통해 돈을 받은 사실이 있죠.

<>노 = 예, 비공식적인 면담입니다.

<>문 = 기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시간이 대부분 오후 5시이후에
이뤄졌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노 = 면담은 주로 그시간에 이뤄졌습니다. 일과이후라 그 시간이
제일 편리한 시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문 = 박계동의원이 비자금 보유사실을 폭로한이후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는데 특별한 동기가 있었습니까.

<>노 = 통치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있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문 = 국민여론이 악화되니까 하는수 없이 성명을 발표한건 아닙니까.

<>노 = 물론 여론이 비등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진상을
발표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통치자금이라는 정치적 관행에 대해
정확하게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문 = 당초 조성자금이 5천억원이고 1천7백억원을 현재까지 가지고
있다고 발표했는데 정확히 그 액수를 알고 있었습니까.

<>노 =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아주 오래된 일이라
제대로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냥 머리속에서 추정한 금액을 발표했을 뿐입니다.

<>문 = 성명발표이후에는 자세한 금액을 알게됐습니까.

<>노 = 나중에 알게 됐습니다.

<>문 = 입출금 내역장부를 가지고 있었습니까.

<>노 = 예.

<>문 = 장부상에 정확한 금액이 적혀 있었으면 구체적으로 알수 있지
않았겠습니까.

<>노 = 장부가 없어져서 정확하게 알수는 없었습니다.

<>문 = 장부를 파기했습니까.

<>노 = 예.

<>문 = 누가 파기했습니까.

<>노 = 이현우 부장과 함께 파기했습니다.

<>문 = 민주당 박계동의원이 국회발언에서 피고인인 노태우의 비자금이
시중은행에 분산예치돼 있다는 발언을 한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노 = 예, 알고 있습니다.

<>문 = 비자금이 실재한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무슨 생각을 했습니까.

<>노 = 언론보도와는 상당히 다른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문 = 박의원 발언이후 이현우 피고인으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보고받은
사실이 있습니까.

<>노 = 아니오, 없습니다.

<>문 = 이피고인 등 측근들과 사실무근인 사실을 발언한 것에 대해
고소고발을 논의한 사실이 있습니까.

<>노 = 근거없는 소립니다.

<>문 = 대국민 사과성명에서 5천억원의 자금을 조성했다고 발표한 이후
수사과정에서는 기업체로부터 받은 돈과 대선자금으로 조성하고 남은
돈 등을 포함해 모두 4천5백억 ~4천6백억원을 조성했다 진술하지
않았습니까.

<>노 = 예, 맞습니다.

<>문 = 피고인이 주장한 대로라면 모두 4천5백억~4천6백억원을
조성했으며 이중 3천4백억 ~ 3천5백억원은 기업체로부터 받았다고
진술했는데 기업체로부터 받은 돈중 뇌물성 자금인 2천8백38억9천6백만원과
최소 5백억원이 차이가 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노 = 대선 등 선거자금은 장부에 올리지 않고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문 = 검찰수사에서 각기업체로부터 자금을 받은 액수 및 일시,
장소 등에 대해 일체 함구해온 이유가 무엇입니까.

<>노 = 국정책임자로서 대통령이 당시에 일을 국민에게 구체적으로
밝히는 것은 국가를 위해서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문 = 사실은 기업체들로부터 받은 뇌물이 2천8백38억9천6백만원보다
많아서 함구했던 것 아닙니까.

<>노 = 그렇지 않습니다.

<>문 = 돈을 받은 자리는 누구의 주선으로 마련됐습니까.

<>노 = 이현우부장을 통해 면담주선이 이뤄졌습니다.

<>문 = 이현우씨외에 면담을 주선하 사람은 없었습니까.

<>노 = 묵묵부답.

<>문 = 금진호, 이원조, 김종인 피고인들 아닙니까.

<>노 = 예, 맞습니다.

<>문 = 기업체 총수들에게 은밀히 만나자고 한것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인데 외견상 이들을 만날 명분이 있었습니까.

<>노 = 이들이 먼저 만나자고 해서 만났습니다.

<>문 = 기업체 총수들을 불러 당시의 전반적인 경제상황 기업현황
각 기업의 생산성 정도 등 경제 관련 사항을 알아보기 위해 기업체
총수들을 만났습니까.

<>노 = 예, 그렇습니다.

<>문 = 이권과 특혜를 주겠다는 것을 사전 전제로 한뒤 만난것은
아닙니까.

<>노 = 아닙니다.

<>문 = 기업체 총수들과의 면담시간은 어느 정도였습니까.

<>노 = 사람에 따라 그리고 내 자신의 일정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습니다.

<>문 = 대략 10~30분 정도가 걸렸습니까.

<>노 = 그렇습니다.

<>문 = 면담자리에서 노골적으로 공사수주와 청탁, 이권 등을 원하는
기업인은 있었습니까.

<>노 = 아니오, 없었습니다.

<>문 = 그렇다면 기업체 총수들을 불러 기업상황을 듣고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다.

<>노 = 기업체 총수들에게 격려를 하거나 분발을 당부했으며 때론
조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문 = 기업인들은 그러한 조언과 격려를 듣고난 뒤 정부의 선처나
배려가 있으리라고 믿는 것 같았습니까.

<>노 = 그렇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문 = 대기업체들이 정부로부터 금융지원, 세제지원 등을 받지
못하면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노 = 예, 알고 있습니다.

<>문 = 세무조사, 금융지원없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기업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노 = 아마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문 = 기업체로서는 국제그룹의 해체 선례가 있는 상태에서
대통령과의 개별면담의 필요성이 있다고 생가하지 않았겠습니까.

<>노 = 거기까지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문 = 기업체 총수들이 면담을 하려면 반드시 돈봉부를 가지고 와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까.

<>노 = 개별면담에서 돈을 받을 경우 그저 관례라고 생각했습니다.

<>문 = 기업체 총수들이 의당 돈봉투를 가져왔습니까.

<>노 =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추석이나 연말연시등 관행적인 시기에도 면담이 있었으며 이경우 돈봉투를
가져온 기업인들도 있었습니다.

<>문 = 기업인들이 추석이나 연말연시에 돈을 가져왔다 하더라도 이 기회를
이용, 대통령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것 아닙니까.

<>노 = 아닙니다.

<>문 = 삼성 이건희회장으로부터 2백50억원을 직접 받았습니까.

<>노 = 직접 받은 것도 있고 간접적으로 받은 것도 있습니다.

88년 20억원을 받을 당시는 직접 받았으며 나머지는 삼성 계역사의 이종기
사장을 통해 받았습니다.

<>문 = 피고인이 대통령 재임기간중 삼성그룹이 상용차 사업에 진출하기
시작했고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도 진출했던 것이 사실입니까.

<>노 = 그렇습니다.

<>문 = 삼성의 이러한 사업확장은 대통령의 배려로 인한 것입니까.

<>노 =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삼성이 사업을 확장하긴 했으나 삼성의 능력과 여건 때문인 것으로 생각
합니다.

<>문 = 대우 김우중회장으로부터 2백40억원을 직접 건네 받았습니까.

<>노 = 그렇습니다.

<>문 = 김우중회장을 자주 만났습니까.

<>노 = 정확한 기억은 없으나 자주 만났습니다.

<>문 = 김우중을 모두 집무실에서 만났습니까.

<>노 = 그렇지 않습니다.

그리고 김우중회장의 역할은 남북관계와 관련된 것이므로 국방과는
다릅니다.

<>문 = 재임기간중 대우는 원전사업 경부고속철도 율곡사업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노 = 예, 알고 있습니다.

<>문 = 대우가 88년에서 90년말까지 대형사업 참여대가로 돈을 제공한 것이
사실입니까.

<>노 =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진술했다면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문 = 진해 잠수함기지 건설사업을 두고 대우와 동아가 경쟁을 벌였다는
것을 알았습니까.

<>노 = 모릅니다.

<>문 = 김우중회장이 대우측이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역할을 했습니까.

<>노 = 기억에 없지만 본인이 그런 역할을 했다면 인정합니다.

<>문 = 본인(김우중)이 그렇게 주장하고 있다면 부인하지 않는다는
말입니까.

<>노 = 그렇습니다.

<>문 = 최원석회장은 이현우가 주선해 만났습니까.

<>노 = 그렇습니다.

<>문 = 이현우와 최원석이 서로 친한 사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까.

<>노 = 모릅니다.

<>문 = 동아그룹은 용산 전쟁기념관 사업, 여천 석유비축기지 사업, 울진
화력발전소 사업, 아산만 그리고 평택 LNG기지 사업에 참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노 = 정확히 무엇인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문 = 각종 국책사업에 동아가 참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까.

<>노 = 그렇습니다.

<>문 = 90년12월 최원석회장이 건네준 30억원은 리비아 대수로공사와 관련
국내은행의 지급보증에 대한 사례 아닙니까.

<>노 = 지급보증이 됐는지 역시 모르는 사실입니다.

<>문 = 문 90년8월 1백억원을 동아로부터 건네받으면서 아산만 공사와 울진
3, 4호기 공사를 수주케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까.

<>노 = 어떤 내용인지 기억이 안지 않습니다.

<>문 = 진로로부터 1백억원을 받았는데 기업의 규모에 비춰 큰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까.

<>노 = 큰 금액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문 = 이현우가 주선했습니까.

<>노 = 예, 이실장이 주선했습니다.

<>문 = 장진호씨와 나눈 대화내용이 무엇입니까.

<>노 = 기억에 없습니다.

<>문 = 장진호회장은 진로가 식품이 주종인 업체로 유통과 건설등 분야로
다각화를 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지 않았습니까.

<>노 =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문 = 진로회장이 자신의 포부를 표명하면서 진로가 공장부지로 생각하고
있는 충북 현도의 땅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노 = 기억에 없습니다.

<>문 = 산림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건부 동의로 방침을 선회, 국토개발
을 할 수 있도록 승인한 사실이 있습니까.

<>노 =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문 = 당시 규제가 심했던 맥주업계에 진로가 진출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있습니까.

<>노 = 없습니다.

<>문 = 대림으로부터 70억원을 직접 건네 받았습니까.

<>노 =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문 = 이건씨와 어떤 사이입니까.

<>노 = 동생과는 친한 사이이나 나와는 그렇지 않습니다.

<>문 = 재임중 대림이 91년10월 국방부 아산 해군기지 건설공사를 수주한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노 = 기억에 없습니다.

<>문 = 동생 재우씨가 건설업 분야에서든지 하여튼 이건씨를 도와주자고
제의해 이건씨를 단 1건만 봐주기로 했다고 재우씨가 진술했는데 사실
입니까.

<>노 = 동생이 그런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문 = 재우씨가 그렇게 말했다면 사실 아닙니까.

<>노 = 그렇다면 사실일 것입니다.

<>문 = 대림 이준용이 사례 명목으로 이건을 통해 50억원을 건네준 것이
사실입니까.

<>노 = 이준용이 개입했는지는 모릅니다.

<>문 = 이준용이 90년3월 20억원을 건네줬는데 이는 정부 발주공사에 대림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위한 것이라는 게 맞습니까.

<>노 = 명시적인 명목은 전혀 없습니댜.

<>문 = 동부 김준기회장으로부터 40억원을 직접 받았습니까.

<>노 = 기억에 없습니다.

<>문 = 김준기회장이 40억원을 직접 건네줬다고 진술했는데요.

<>노 = 그렇다면 아마 맞을 겁니다.

<>문 = 92년10월 20억원을 금진호를 통해 전달받은 것은 사실입니까.

<>노 = 그렇습니다.

<>문 = 재임시 동부가 아산만 해군기지와 군사정비창 사업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노 = 모릅니다.

<>문 = 동부는 이들 사업과 관련, 어떤 배려를 기대했던 것 아닙니까.

<>노 = 이미 말했듯이 그런것과 관련해 명시된 바는 없습니다.

<<< 계 속 ...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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