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12.12군사반란 16년째를 맞아 12일 대국민담화형식으로
현시국전반에 대한 입장과 향후 국정운영의 기본방향을 제시했다.

지난 10월 노태우전대통령비자금사건이 터진 이후 김대통령이 현시국과
관련해 국민에게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전직대통령의 구속과 5.18특별법제정등 혁명적인 상황이 예측불허의
상태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 역사청산작업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고
동참을 호소, "국민과 함께하는 개혁"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이번 대국민담화에는 현시국상황에 대한 인식을 종합적으로 정리,
이시점에서 역사청산작업이 추진되지 않을수 없었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이에대한 통치권자의 결연한 의지와 국민에게 당부하는 내용이 주로
담겨있다.

담화내용을 크게 구분하면 <>과거역사청산에 대한 자신의 입장이 바뀐
배경 <>군사쿠테타로 파괴된 사회가치관의 재확립강조 <>5.18특별법제정을
통한 진실규명의지천명 <>국민들의 동참호소등이다.

김대통령은 취임초 문민정부출범을 계기로 지난 시대의 잘못을 용서하고
국민대화합을 통해 새롭게 출발하자고 호소한바 있다.

지난 시대의 잘못을 "역사의 심판"에 맡기자고 했었다.

그러나 이같은 입장은 잘못을 저지른 당사자들이 당연히 국민과 역사앞에
참회하고 용서를 비는 반성의 길을 걸어야한다는 점이 전제조건이었다는
것이다.

당사자들이 과거의 잘못에 대해 스스로 뉘우치고 용서를 빌기는 커녕
오히려 역사를 되돌리려는 파렴치한 언행을 일삼는 상태에서 이같은 약속은
의미가 없다는게 김대통령의 입장이다.

김대통령은 특히 "전직대통령의 권력형 부정부패사건을 통해 범죄의
뿌리가 12.12와 5.17,5.18로 이어져 있음을 확인할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노씨의 부정축재사건도 결국 12.12군사반란에서 비롯됐다는게 김대통령의
인식이다.

김대통령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시국상황을 "역사 바로 세우기"란 관점
에서 파악하고 있다.

군사쿠테타를 국민화합이라는 명분아래 묵과하다가는 사회가치관의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민족정기가 말살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특히 "역사 바로 세우기"작업은 단순히 역사청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창조의 대업"이라고 규정했다.

이를 위해 <>군사문화잔재의 과감한 청산 <>쿠테타망령의 영원한 추방
<>헌정질서파괴행위에 대한 응징 <>확고한 법치주의 확립 <>부정부패구조
와 정경유착고리단절 <>깨끗하고 공정한 선진사회달성등이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연말께 노.전씨등 두 전직대통령단죄와 5.17쿠테타세력에 대한
정리가 끝나는 대로 별도의 공식적인 대국민담화를 발표, 향후 정국수습
방안과 국정운영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 최완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