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일 노태우전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소환조사결과가 정치권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면서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통해 국민의혹이 완전히
해소돼야한다고 거듭 강조.

여야는 노전대통령이 검찰조사에서 막판의 정치적 흥정을 염두에 두고
비자금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는데 소극적 자세로 일관한 것으로 평가,
노전대통령의 전모공개와 검찰의 적극적인 수사를 일제히 촉구.

<>.민자당은 이날 고위당직자회의를 열고 혐의가 드러나면 노전대통령의
구속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재확인.

한 고위관계자는 "여권의 방침은 노전대통령을 구속시키는것"이라며
"검찰도 이를위한 물증확보와 법률적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강경분위기를 전달.

당관계자들은 특히 검찰이 노전대통령을 새벽까지 조사한 것은 전직
대통령이라는 신분을 고려하지 않은 사정당국의 강력한 수사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

그러나 노전대통령이 검찰조사에서 대선자금부분에 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진데 대해 다소 부담을 느끼는 모습.

< 김삼규기자 >

<>.야권은 김대중국민회의총재와 김종필자민련총재가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있는가운데 노태우전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소환수사가 성과를 거두지
못한것을 규탄하면서 김영삼대통령과 노전대통령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보내기로하는등 대여공세에 총력.

김대통령의 대선자금공개를 위해 전면전을 선포한 국민회의는 이날
공개질의서 발송과 공청회개최등을 결의하는등 대여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김총재가 침묵을 지키고있는데 대해서는 "고해성사후의 참회"
라는 반응.

귀국후 최근 정국에 관해 일체의 언급을 자제하고있는 김총재는
노전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된 지난1일 저녁 당내특보들과의 만찬에서도
"당분간 조용히 있고싶다"며 다른사람들의 의견만 경청하는등 신중한 행보.

이에대해 당내에서는 김총재가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 대여공세는
본인의 직접적인 개입없이 당내기구를 통한 "대리전"으로 대응하면서 노씨
소환이후 자신에게 미칠 정치적 파장등에 대한 대책을 숙고하고 있는것으로
풀이.

민주당은 이날 노전대통령 비자금과 김대통령의 대선자금 공개를 요구
하는 외에도 야권의 두김총재에 대해서도 공개질의서를 보내기로하는 등
공세를 계속하면서 "1노3김"을 겨냥한 전선확대에 주력.

민주당은 박계동의원의 비자금폭로후 당에대한 국민의 지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자체 판단아래 박의원과 강창성의원을 중심으로 비자금의 진상
규명에 총력을 쏟는한편 당세확장을 위해 개혁신당과의 통합작업을 가속화
하는등 발빠른 행보.

자민련은 이날 총재단회의를 통해 비자금문제가 본질적으로 민자당의
문제라고 규정, 야권의 대여공세와 보조를 맞추는 모습.

자민련은 또 야권내의 김총재 정치자금의혹설 불식을 위해 국민회의
등과의 공조체제를 적극 모색키로 결정, DJ-JP간 제휴여부가 비자금정국의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

< 문희수.김태완기자 >


<>.2일 새벽 검찰의 철야조사를 받고 지친 모습으로 연희동에 돌아온
노태우전대통령은 잠시 휴식을 취한뒤 측근들을 불러 검찰의 2차 소환등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

노전대통령의 한 측근은 "노전대통령이 검사의 거듭된 추궁에 엄청난
모멸감을 느낀것 같다"며 "전에 보였던 비장함도 많이 누그러진 듯
했다"고 연희동의 분위기를 전언.

측근들은 "이번 검찰소환에서 밝힐 것은 다 밝힌 만큼 검찰의 결정을
기다리자는게 노전대통령의 심경"이라며 "그러나 노전대통령은 이번 비자금
파문으로 기업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할 방침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

한편 이날 오전 노전대통령의 동서이자 상공부장관을 지낸 금진호의원이
비자금 파문이후 처음으로 연희동을 방문, 1시간30여분동안 밀담을 나눠
관심을 끌기도.

< 한우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