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씨가 5일 제1야당인 새정치국민회의의 총재에 정식 취임함으로써
본격적인 "신3김시대"가 개막됐다.

가까이는 내년 총선, 궁극적으로는 오는97년의 대선을 향한 3김간의
레이스가 시작된 셈이다.

김대중총재는 특히 이날 취임식에서 김영삼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을
공식제의해 관심을 모으고있다.

이는 김총재가 국민회의 창당으로 4당체제가 형성된 정국의 주도권을
잡아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김총재는 회담형식도 "단독"을 요구함으로써 4당구도하에서도
정치적 파트너는 오직 김대통령뿐이라는 점을 내세우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하고있는것으로 보인다.

회담을 제의한 배경에 대해 김총재는 취임사를 통해 "김대통령 후반기
임기의 원만한 운영과 정기국회의 순조로운 운영을 위한것"이라고 밝혔다.

최락도의원 구속 등을 계기로 조성된 "사정정국"을 "대화정국"으로 전환
하자는 제의인 동시에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김총재의 제의에 대한 여권의 입장은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야당과 대화를
하겠다는 방침을 이미 밝혔던만큼 양자 또는 4당대표 합동회동 등 어떤
형식이돼든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는것이 정가의 관측이다.

이와관련, 김대통령이 이날 창당대회에 민자당총재명의로 축하화환을
보내온것은 의미있는 "신호"라고 국민회의측은 받아들이고있다.

김상현의원은 "시기와 형식이 문제일뿐 회동자체는 성사될것"으로 낙관
했다.

국민회의측은 회동시기가 추석연후직후가 될것으로 내다보면서 빠르면
6일중 김총재취임을 축하하기위해 당사를 방문할 이원종정무수석이 모종의
메시지를 가져올것으로 기대하고있다.

김총재취임으로 "신3김시대"는 개막됐지만 앞날은 순탄치않다.

무엇보다 여야 모두 "지역성"을 탈피해야한다는 지상과제를 안고있다.

각당 모두 이를 의식, 외부인사를 영입하는데 주력하고있지만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정치권의 "3김"세력들은 또 "반3김"을 내세우며 세대교체를 주장하는
젊은층과 지식층의 요구를 정치적으로 수용해야한다는 공통적인 부담을
안고있다.

이같은 과제를 해결하지못하는한 3김의 정치적 행보는 어떠한 합종연형을
거치더라도 결국 "역사를 위한 변명"이 아니라 "역사앞의 사죄"로 귀착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게 정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문희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