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30일 오후 당선인사차 청와대를 방문한 조순서울시장
당선자와 만나 "앞으로 시민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시정을 이끌어 달라"며
"한사람이라도 더 구해낼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

이홍구총리가 오전 11시 30분 청와대를 방문, 사고경위와 대책을 보고한
자리에서도 김대통령은 "인명구조와 부상자치료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

이에앞서 김대통령은 이날 예정됐던 이춘구대표를 비롯한 민자당간부들과
의 조찬과 이총리등 국무위원들과의 만찬을 취소.

한편 청와대관계자들은 지방선거에서의 패배에 이어 서울중심부에서
삼풍백화점붕괴라는 대형참사가 또 다시 발생하자 사고현장의 TV생중계를
지켜보면서 어이가 없다는 듯 허탈한 표정들.

특히 청와대행정비서실은 이날 박성달수석이 사고현장에서 직접 수습에
나서는등 내무부와 서울시등 관계부처와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모습.

정부는 이날 이홍구국무총리주재로 관계장관대책회의를 열어 7월부터
시장 백화점 공연장 병원 호텔 터미널등 다중이용 시설물에 대한 정밀진단을
실시키로 했다.

또 구조작업의 효율적진행을 위해 서울시 소방본부 군.경 민방위대 민간인
자원봉사자등 7천명의 현장구조인력에 대한 지휘책임을 사고수숩대책 본부장
인 서울시장이 맡도록 할 계획.

보상대책과 관련, 서울시는 백화점과 유가족대표들이 대구지하철공사장
가스폭발사고 아시아나 항공기사고등의 보상사례를 감안해 합의를 이루도록
유도할 계획.

정부는 이와함께 건축법을 개정 내년부터 붕괴우려가 있는 건축물에
대해서는 사용을 제한하거나 금지토록 할 방침.

또 부실시공방지를 위해 공공건물의 예비준공검사제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건설기술관리법 시행령등 관련규정을 개정, 민간건축물에 대한 감리제도를
강화키로 결정.

경제부처는 30일 약2시간동안 열린 경제장관회의에서 삼풍백화점붕괴사고
수습을 위한 지원대책을 논의.

이날 장관들은 현재 건설교통부 통상산업부 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지원현황을 확인하고 건설교통부가 주관이 돼 재발방지대책
을 마련키로 결정.

또 성수대교붕괴이후 대형건축물에 대한 안전진단기준을 강화토록 관련법
을 마련하고도 이를 시행하지 못한 점을 감안, 관련법의 조기시행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한편 이석채 재정경제원 차관은 ''현재로서는 정부가 피해자에 대한 보상책
을 직접 마련할 계획은 없으며 사고책임자가 배상을 한뒤 여력이 없으면
서울시등을 통해 지원토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구지하철공사현장 가스폭발사고 때도 보상액 전액을 사고발생
원인자가 부담했으며 이전에도 사고원인자가 전액을 책임지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민자당은 30일 이번사고가 관계자들의 무지에 의한 인재라는데 분통을
터뜨리면서도 정부.여당에 대한 불신이 더욱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

민주당과 자민련등 야당은 정부의 안전관리능력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았으나 지방선거결과 정국운영책임을 공유하게된 입장인 만큼 정치적
공격보다는 사고수습에 당력을 집중시키는 모습.

민자당은 사고대책상황실을 설치한데 이어 이날 재해대책위원회를 긴급
소집하고 당원들이 헌혈에 적극 참여토록 하는등 당차원의 대책마련에 돌입.

민자당은 시장 백화점 병원 터미널등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물에
대한 정밀진단은 물론 부실시공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채마련을 정부측에
촉구.

민주당은 이날 긴급 총재단회의를 열고 한광옥 부총재를 단장으로한
진상조사단을 구성.

박지원대변인은 논평에서 ''우리 국민은 정부를 잘못만난 덕에 언제죽고
사고를 당할지 모르는 총체적인 부실공화국에 살고 있다''며 ''정부의
안전사고에 대한 불감증과 방만한 구조체계에 대해 국민의이름으로 규탄하며
늦게나마 조속한 구조와 복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촉구.

민주당은 이날 오전 열기로했던 지방선거당선자대회를 취소하고 서울시내
23명의 구청장 당선자에 대해서도 취임식 취소여부는 자율적으로 판단하여
치르도록 긴급지시.

자민련도 김종필총재 주재로 긴급 당직자회의를 열어 정부가 인명구조작업
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촉구.

김총재는 사망자와 부상자및 유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고 인명구조및
원인규명이 마무리되는대로 당차원의 진상조사에 나설 것을 지시.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