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지원쌀 1차분 15만t중 첫 선적분 2천t을 싣고 25일 오후 5시 동해항을
출항한 국적선 "씨 아펙스"호가 예정대로 항해를 시작한지 23시간 35분만인
26일 오후4시 목적지인 청진항에 입항했다.

씨 아펙스호는 오후 4시께 태극기를 휘날리며 청진항 묘박지(선박대기
지점)에 도착한뒤 대기중이던 북한측 도선사(항만내 뱃길 길잡이)의 안내로
밤 9시께 청진항 동항 일반화물부두에 접안, 하역 작업을 위한 수속에
들어갔다.

씨 아펙스호는 이날 밤이나 27일부터 하역에 들어가 28일 하역이 끝나는
대로 청진항을 출항해 29일 부산항에 돌아올 예정이다.

북측은 당초 바지선을 이용한 해상하역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신속한
하역을 위해 부두 접안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북한의 나진항을 향해 출항했던 씨 아펙스호는 휴전선을 통과할
무렵인 25일 밤 10시께 입항지를 변경한다는 긴급 연락을 받고 선수를
청진항으로 돌린채 항진을 계속, 26일 오후 2시 20분께 청진항 20마일밖
해상에 도착했다.

씨 아펙스호는 또 오후 3시10분께 북한 영해에 진입하면서 이번 쌀수송과
관련 하역등 북한 항만내에서의 기술적 처리를 맡고 있는 북한측 선박
대리점 KOSA(Korea Ocean Shipping Agency)와 VHF(초단파무선전화)로 교신을
시작, 선박의 쌀적재 현황등을 알린뒤 "씨 아펙스호는 접안하역을 준비
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또 입항을 눈앞에 둔 오후 3시45분부터 4시 10분까지 가진 남성해운 본사
와의 통화에서는 "청진항이 보인다. 항구에는 몇척의 어선이 정박해 있다.
바람은 없지만 시계는 다소 흐리다. 북측 도선사가 승선했고 부두 접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해 왔다.

이 교신을 마지막으로 씨 아펙스호와 남성해운의 직접 통신은 두절됐으며
대신 남북실무합의서에 명시된 대로 북측의 KOSA와 북측이 지명한 싱가포르
의 선박대리점 다이쉬핑이 국내 선박대리점 창우해운에 씨 아펙스호의 소식
을 전하는 간접통신을 이용하고 있다.

한편 해운항만청은 이날 당초 30일 군산 목포 마산항에서 8천t의 쌀을 싣고
출항 예정이던 3척의 선박도 쌀선적 작업이 일찍 끝남에 따라 1~2일이
앞당겨진 28일(마산항)과 29일에 출항한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농림수산부도 북송쌀 15만t의 인도시기가 오는 8월10일까지로
앞당겨짐에 따라 8월5일까지 모든 도정작업을 끝내기로 하고 이를 위해
전국 2백31개소의 도정공장에 대해 하루 가동시간을 13시간에서 16시간으로
늘릴 것을 지시했다.

< 김상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