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구노동장관이 산은총재재직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23일 언론에 보도되자 청와대는
침통하고도 곤혹스런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검찰로부터 사전에 공식적인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노사분규로 한창 어수선한 시국에 주무장관이
수뢰혐의를 받고 있다면 정부의 입장이 어떻게 되겠냐"며 아쉬움을
표시.

이관계자는 "김영삼대통령도 이날아침 한승수비서실장이 언론보도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알았다"면서 "국가기강확립과 부정부패척결차원에서
비리에 연루된 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한다는 것이 김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라고 강조. 이관계자는 "검찰의 내사단계에서 언론에
보도돼 검찰입장이 어렵게 됐다"면서 "검찰수사결과 비리가 드러나면
구속과 동시에 해임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

윤여준청와대대변인은 이와관련,"김대통령은 이번 사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보고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대통령이 이번 사안에 대해 아무런
말씀도 없었다"고 강조. 노동행정손색없었다

<>.이형구장관에 대한 검찰의 수사소식이 전해지자 노동부 직원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라며 경악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

특히 한국통신 노사분규가 계속되는등 본격적인 임금협상철을 맞아 산업
현장이 어수선한 시점에서 이같은 돌출변수가 튀어나와 향후 노동현장
에 상당한 파장이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들.

노동부관계자는 "이장관이 지난해 연말 취임한 후 획기적인 산업인력수급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산업현장에 노사화합분위기를 조성하는등 노동행정을
이끌어가는 수장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

< 최완수.윤기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