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지방선거에 나설 시.도지사후보 결정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출마
희망자간 또는 계파간 갈등으로 여야가 함께 심각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민자당은 15개 시.도지사후보중 거의 대부분을 민주계 또는 범민주계로
여권핵심부가 낙점형태로 결정한것과 관련, 민정계의 불만이 여전히 가라
앉지 않고 있는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다.

특히 최대관심사인 서울시장후보자리를 놓고 경선신청자인 이명박의원이
정원식전총리의 추대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데다 젊고 패기있는 후보가
나서야 한다는 이의원지지론과 경선을 통해 후보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경선론까지 가세, 정전총리 추대방침을 굳힌 당지도부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민주당은 김대중아태재단의 "원모"에 따라 이기택총재가 후보결정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어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써부터 내홍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자당은 서울을 제외한 14개 시.도지사 후보를 확정한 상태이나
서울시장후보의 경우 경선여부를 놓고 "적전분열"상황이 최고조로 증폭되고
있다.

이명박의원은 경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탈당과 무소속출마를 불사하겠다
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반면 당총재인 김영삼대통령으로부터 추대약속을 받은 정원식전총리는
당지도부와 이의원측의 경선참여요청에 "그렇다면 없었던 일로 하자"며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소장파의원들을 중심으로 민주당의 서울시장후보 경선결과에
크게 자극받은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들은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조순전부총리를 꺾는 길은 경선을 통해
바람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일부 의원들은 조전부총리든 정전총리든 누가 당선되더라도 산적한
서울시의 과제를 해결할만한 적임자가 못되며 경영마인드를 갖춘 이의원만이
"해결사"역할을 할수있다고 노골적으로 이의원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런 기류때문인지 청와대와 당지도부는 이의원과 정전총리를 잇따라
접촉,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 하고 있으나 두사람은 좀처럼 물러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측은 지난 4일 박관용정치특보, 6일엔 김영수민정수석을 통해
이의원에게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좀 길게보자"며 추대수용을 종용
했지만 이의원은 경선원칙과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며 거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의원은 김수석을 만난 직후 의원직사퇴를 선언하면서 경선관철을 위한
배수진을 칠 계획이었으나 김덕룡사무총장이 "아직 당에서 공식결론을
내리지 않았고 또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앞질러 행동하면 곤란하지
않느냐"고 극구 만류, 의원직 사퇴를 보류했다.

이때문에 경선여부에 대한 당입장을 최종확정하기 위해 8일오후 열릴
서울시지부 운영위원회가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 사뭇 귀추가 주목된다.


<>.민주당의 경우도 일부 단체장후보 공천을 놓고 계파간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동교동측이 주요 단체장후보를 "독식"하고 있는데 대한 KT(이기택총재)의
반발이 표면화, 양측간 알력이 위험수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특히 6일 전남도지사경선에서의 "김심"(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의 뜻) 실추와
함께 이총재의 반격이 거세어질 것으로 보여 민주당 내분양상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지방선거출마자 공천작업에서 이총재는 줄곧 수세에 몰려왔다.

동교동측, 더 구체적으로는 "김심"에 밀려 총재로서의 공천권 행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전남도지사 광주시장등 민주당의 안방인 호남 지역은 물론이고 서울시장
까지 김심에 의해 후보자가 결정됐다.

이총재는 조순전부총리의 영입및 경선과정에서도 소외되는 모습이었다.

특히 최근에는 김상현고문등의 비주류측과 김원기부총재등 중도파의원들도
김심을 쫓아 움직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KT가 사면초가에 시달리고
있다"는 말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당하기만 하던 이총재가 김심을 향해 던진 비장의 카드가 "경기지사후보
장경우"였다.

동교동측이 당선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어 이종찬고문을 후보로 추대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총재가 장의원의 출마를 공식화, 선수를 친
것이다.

동교동측의 권노갑부총재는 중도파의 김원기부총재등과 함께 8일 열릴
총재단회의에서 이고문 추대문제를 공론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총재를 설득하거나 숫적우세를 바탕으로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총재는 그러나 "누가 나오더라도 경선을 해야한다"며 "일부 계파가
이고문 추대를 획책할 경우 정면대결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완강히 버티고
있다.

양측이 경기지사후보문제로 정면대결을 불사하겠다는 강경자세를 보이는
것은 이 문제가 8월 당권경쟁의 예비전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라는게
당내 시각이다.

한 관계자는 "KT가 8월 당권경쟁에서 "영남권의 세를 바탕으로 수도권에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며 "서울시장후보를 이미
동교동측에 넘겨준 KT로서는 경기도지사후보를 결코 양보할수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8월 당권경쟁에서 동교동의 지지없이 홀로서기를 해야할 이총재로서는
경기지사자리가 더욱 긴요할수 밖에 없다.

동교동측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수도권지역을 승리로 이끈다면 KT 도움
없이도 민주당의 "호남당"이미지를 불식시킬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교동측의 한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수도권을 장악한다면 선거후
정계흐름에 더 능동적으로 대처할수 있을것"이라며 "이고문 카드는 이
구상을 완성시킬 유일한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당내에서는 DJ의 정계복귀여부는 지방선거결과로 가름해 볼수 있고 그
전단계에서의 단초는 경기지사후보결정과정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 김삼규.한우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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