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국회소집문제를 당리당략에서 다루고 있어 "국회무용론"이 제기되는
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심화되고 있다.
여야는 국민적 비난이 비등하고 있음에도 불구, 국회공전의 책임을 상대당
에 전가하면서 광역단체장후보추천대회등 당내 정치일정에만 당력을 소모하
고 있어 "민생정치"가 실종되고 있다.

지난 임시국회를 보이콧한 민주당의 요구로 8일 오후 소집되는 제1백75회
임시국회 본회의에 민자당은 불참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국회는 지난 임시국회에 이어 또다시 공전될 것으로 보인다.

또 대구가스폭발사건에 대한 여야공동의 국정조사권발동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민자당은 "민주당측이 여야 합의로 소집한 지난 임시국회를 보이콧해 놓고
단독으로 국회를 소집한 것은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는 "억지논리"를 대며 국
회공전에 책임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 대구가스폭발사고에 대해서도 국회국정조사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후퇴해버렸다.
대구사고에 대한 검찰수사결과를 지켜본뒤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발동여부를 결정키로 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당내 정치일정도 바쁜데 지방선거에 악재로 작용할 대구사고를 쟁점으로 남
겨두어서는 곤란하다는 판단에서다.

국회보다는 당내일정에 더 비중을 두고 있기는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지난번 임시국회에서 6일부터 대정부질문을 벌이자는 민자당의 제의를 민주
당은 당내일정을 이유로 거부했다.

민주당은 민자당이 불참할 것을 뻔히 예상하면서도 8일부터 임시국회를 다
시열자며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민주당은 8일의 본회의에 민자당이 불참할 경우 이기택총재등 당지도부를
포함한 소속의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9일 오전 탑골공원에서 청와대앞까지
피켓침묵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장기화조짐을 보이고 있는 여야 대치국면이 6.27 지방선거가 가까워지면서
더욱 심화되고 이는 국민전체의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 박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8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