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이 27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 이어 경제5단체장들과의
오찬회동을 가짐으로써 김대통령이 경제전반을 직접 챙기기 시작했다는
관측을 낳고있다.

유럽순방이후 계속 강조해온 경제제일주의를 단순한 구호차원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국정운영에 반영하겠다는 김대통령의 의지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5단체장들과의 오찬은 한동안 냉랭했던 정부와 재계와의
관계를 재정립,세계화시대의 무한경쟁에서 정부와 경제계의 협력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고위당국자는 이와관련,"김대통령이 경제제일주의를 강조함에
따라 경제현안을 경제계인사들과 함께 종합적으로 협의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이번오찬은 김대통령이 경제현안을 경제단체장들에게
설명하면서 정부와 재계의 협력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찬은 김대통령이 오전에 있었던 확대경제장관회의의 내용을
경제단체장들에게 설명하고 대통령과 경제단체장들이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식으로 1시간 30분동안 진행됐다.

그동안 김대통령의 외부인사 오찬이 1시간이내에 끝났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오찬에 대해 김대통령이 두고있는 비중을 알수 있다는게
청와대관계자들의 얘기다.

김대통령은 오찬에서 "행정규제를 획기적으로 추진,기업활동을
뒷받침하겠다"고 천명,정부가 기업활동을 적극 지원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유럽순방을 계기로 달라지고있는 김대통령의 기업에 대한 인식변화를
이번에는 기업인들을 상대로 직접 설명,세계화시대의 동반자로서
기업과 정부와의 협력관계를 다시한번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반면 기업들에 대해 물가안정,노사관계안정등을 위해
정부와 함께 협력해 줄것을 당부하면서 기업들도 일류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정부의 지원노력에 대한 기업의 화답을 요구했다.

또 경기가 과열로 흐르지 않도록 재계가 투자를 조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부가 기업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테니 기업도 정부의
정책에 호응하고 일류기업이 돼달라는게 김대통령의 발언요지이다.

청와대고위당국자는 이와관련,"기업들이 쓸데없이 정부에 대해
불안감을 갖지 말고 안심하고 기업활동에 전념하기를 김대통령은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93년 8월이래 19개월만에 이루어진 김대통령과 경제5단체장과의
이번 오찬을 계기로 정부와 재계의 새로운 협력시대가 도래할는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