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양국은 23~24일 이틀간 워싱턴에서 열린 제2차 대북전략협의회에서
"북한에 제공되는 경수로는 한국형 외에 대안이 없으며 그 과정에서 한국이
중심적 역할을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외무부가 25일 밝혔다.

이재춘외무부제1차관보과 윈스턴로드미동아태차관보가 수석대표로 참가한
이번 회의에서 한국측은 "한국에 의해 설계.제작.시공되는 경수로가 아니면
재정부담을 할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25일부터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3차 북미전문가회담에서 미국측이 이같은 입장을 견지해 줄것을 요청했다"고
외무부 당국자는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도 "경수로지원에 있어 한국의 중심적 역할에는 이견이
있을수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한미양국은 북한이 오는 4월21일 이후
5MW급 원자로를 재가동할 경우 북미합의를 깨뜨리는 중대행위로 간주,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경수로의 원산지표기 삭제등 북한을 자극시키지 않는 대안을
한국측에 비공식 타진한 것으로 알려져 한미실무진간에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국내일각에서는 한국형경수로 명기문제는 남한이 양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김욱현대경제사회연구원 통일연구센터연구위원은 "경수로문제는 북한의
"명분"과 남한의 "실리"가 결합돼야 한다"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남한정부는 "한국형경수로" 명기문제를 양보하는 융통성을 보여야 할것"
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