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이 김종필씨의 퇴진을 전제로한 당지도체제개편을 비롯한 당헌과
정강.정책을 확정함으로써 이제 정가의 관심은 탈당이 기정사실화된 JP가
언제 결행하느냐와 그럴 경우 민자당이나 무소속 현역의원이 몇명이나
동조할 것이냐에 쏠리고 있다.

현재 정가에서는 신당에 참여할 현역의원은 10명선에 머물 것이며 그
파장도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과 반YS정서를 지닌 상당수의 인사들이 참여,
국회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20명을 넘길 것이라는 두갈래의 관측이 일고
있다.

전자는 JP의 강제퇴진에 대해 비록 공화계측이 신당창당의지를 다지면서
민정계에 대한 세규합을 벌이겠지만 대다수 민정계의원의 경우 현집권핵심
세력에 다소 "반감"은 갖고 있더라도 탈당등의 마지막 카드를 뽑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대구.경북이나 충청권의 상당수 민정계의원들은 지역정서상 조금은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여권의 정지작업에 개의치 않을 정도의 "용기"는 없을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신당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인사들은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다 하더라도
통치권 누수를 몰고올 집단탈당을 방관하고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탈당이 자신은 물론 주변인물들에게 "반대급부"를 안겨준다고 판단할때
"의리"나 다음 선거에서의 당선가능성만을 고려할수는 없게 될것은
명약관화하다.

때문에 JP탈당의 파장은 미미할수 밖에 없고 신당의 규모는 기껏해야
현역의원 10명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JP가 대표직사퇴를 선언한 뒤부터 각개격파식으로 동조세에 대한
가지치기를 벌여온 민주계및 민정계 중진들은 "신당이 출범하면 국민들이
별게 아니구나라고 느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이들은 공화계 현역의원의 경우도 모두 JP와 행동통일을 하지는 못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공화계로 분류되기도 하는 원광호의원(원주)이 최근 자신이 동반탈당할
것이라는 언론보도를 부인하면서 언론중재위에 제소하겠다고 한것이 좋은
사례라는 주장이다.

이와 반대로 "JP신당"이 상당한 파괴력을 가지면서 분당수준의 회오리를
몰고 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주로 공화계의원들과 새정부들어 소외된 인사들이 이같은 전망에 대체적
으로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이들은 "JP신당"을 독립변수로 봐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새정부들어 그동안 여러 개혁조치들이 진행되어 왔지만 중산층을 중심으로
이반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어 안정과 보수를 표방하게될 신당이 그 반사이익
을 볼 것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물론 신당이 "TK정서"로 대변되는 대구.경북지역과 충청권을 주된
지지기반으로 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지역정당의 차원을 뛰어넘을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정부 출범후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현실정치에서 "추방된" 박준규
전국회의장이 최근들어 JP측과 부단한 접촉을 갖고 있어 만약 박전의장과
박철언전의원등이 JP와 제휴하게 될 경우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상당수의
민정계의원들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공화계측은 JP가 탈당하게되면 우선은 지역구의원으로 친JP계로 분류되는
구자춘(달성.고령) 조부영(청양.홍성) 이종근(충주.중원) 김효영(동해)
이택석(고양) 김영광(송탄.평택) 이긍규(서천)의원등은 거의 전원이 동반
탈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무소속의 김용환(대천.보령) 정태영(금산) 김진영(청주갑)의원의
가세를 점치고 있다.

신민당의 김복동(대구동갑) 유수호(대구중)의원등도 신당참여에 적극적인
입장이라고 이들은 전하고 있다.

또 전국구의 김동근 정석모 조용직 노재봉 안무혁 권익현 이만섭 박구일
의원등은 당적에 관계없이 사실상 JP신당에 "출근"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중 정석모 김동근의원등은 의원직을 내놓으면서 곧바로 신당에 참여할
것이라고 측근들은 얘기하고 있다.

이만섭전국회의장이 신당대표가 될것이라는 설도 나돌고 있다.

이밖에도 공화계측은 정호용(대구서갑) 박준병(영동.보은.옥천) 김정남
(삼척) 허화평(포항) 신재기(창녕) 박명근(파주) 이자헌(평택) 이학원
(울진) 정동호(함안.의령)의원등도 동조가능 인사들이라고 보고 설득작업이
전개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여튼 JP신당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3월께까지는 민자당은 "사람
붙잡기"와 "빼내가기" 게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총재인 김영삼대통령이 전당대회후 어떤 인물들로 당직을 개편하는가는
이같은 게임의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박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