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퇴진 압력을 받아온 민자당의 김종필대표는 19일 대표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또 민자당 탈당여부나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정치적으로 김영삼대통령과 결별,독자노선을 걷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함으로써 신당창당의사를 강력히 내비쳤다.

김대표는 이날 아침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민자당의 당기를
3당합당의 주역인 노태우전대통령의 영식에게 넘겨주는 것으로 당대표로서
할 일을 일단락했다"면서 "나는 내 생각대로 내갈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김대표는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당총재인 김영삼대통령 만났을때
다 얘기했다"면서 "미국을 다녀온뒤 언제할지 모르지만 날을 잡아
말하겠다"고 밝혀 내달 7일의 전당대회를 전후에 자신의 거취를
분명히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대표는 대표직사퇴가 탈당도 포함하느냐는 질문에 "나의 길을
가겠다는 얘기로만 이해해 달라"고 말해 곧바로 탈당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또 의원직 사퇴나 정계은퇴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민자당은 김대표가 사퇴의사를 밝힘에 따라 이날 당4역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으나 사퇴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받지 않은 상황임을
고려, 대행체제구축등의 후속대책마련은 보류했다.

이에따라 민자당은 내달 7일의 전당대회때까지 후임대표없이 정재철
중앙상무위 의장이 대표권한을 대행하는 과도제제로 당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영삼대통령은 김대표사임에 따라 후임대표 인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민자당내에서는 정재철 황인성 김종호의원등 비교적 중립적인
인사와 함께 김윤환 이한동 최형우의원등 실세 중진의원등이 새대표로
거명되고 있다.

< 박정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