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9일 정부조직개편 문제를 논의키위해 무릅을 맞댔다.

국회 행정경제위가 이날 소위를 열어 정부가 제출한 정부조직법개정안
심사에 본격 착수했다.

여야는 그러나 정부조직개편방향에 대해 커다란 이견을 보이고 있다.

여당은 정부안을 "한글자 한획도 고칠수 없다"는 입장이고 야당은 "졸속
으로 만들어진 것이니 만큼 충분한 토의를 거쳐 대폭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번 정부조직개편과 관련, 민주당의 주장은 크게 4가지.

<>현경제기획원 산하 예산실의 총리실로 이관, 독립 <>한국은행 독립
<>공정거래위원장의 각료급 격상 <>산업통상부에 통상외교와 통상정책조정
기능 부여등이다.

이중 공정거래위 문제는 위원장을 "실질적"인 국무위원급으로 할수
있다는데 여야가 의견을 접근했고, 산업통상부 문제는 민주당이 협상의
여지를 남기고 있어 앞으로 논의과정에세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은 문제는 예산실 독립과 한은독립 두가지인 셈이다.

민주당은 이 두가지 사안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정부조직법개정안의 여야
합의처리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버티고 있다.

민주당이 예산실 독립을 주장하는 이유는 신설될 재정경제원의 권한과
역할이 지나치게 크다는 데서 비롯된다.

예산편성기능을 빼내 비대한 재정경제원의 무게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예산실을 총리실 산하에 둠으로써 총리실을 명실상부한 정책조정기관
으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담고 있다.

한은독립 문제는 민주당이 지난 수년간 외쳐 왔던 사안이다.

한국은행을 금융통화위 산하에 두고, 금융통화위원장(현재는 재무장관)을
금통위에서 선출토록 하되 금통위원장이 한은총재를 겸임토록 하자는게
골자이다.

민주당은 그간 주장해 왔던 한은독립을 이번 정부조직개편에서 관철할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이를 밀어부칠 기세이다.

민자당은 일단 이 두사안을 전혀 받아들일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통령 중심제인 우리나라에서 총리실에 예산편성권을 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소위 위원장인 조용직의원(민자)은 "민주당의 주장대로라면 총리가 예산
심의때 국회에 출석해야 한다"며 "논의의 여지가 없다"고 못밖았다.

민자당은 한은독립문제에 대해 심정적으로는 공감하지만 청와대와 정부측이
완강한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어 섯불리 이번 정부조직개편에서 이 문제를
다룰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의원은 "한은독립문제는 한은법개정사항으로 이번 정부조직 개편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상황을 볼때 정부조직법개정안은 정부 원안대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는게 정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여야가 "모양 좋게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어 예산실 독립과 한국은행독립 두가지 사안을
놓고 "여야간 절충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한다.

예산실은 민자당의 주장대로 재정경제원 산하로 두되 한은독립문제는
내년 임시국회에서 한은법개정을 약속한다는 선에서 타협될수 있다는 분석
이다.

이와관련, 행정경제위의 강철선의원(민주)은 "여당이 한은법 개정을
약속한다면 정부조직법개정안은 임시국회 폐회일인 23일 이전이라도 처리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 한우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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