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와 남북통일이라는 우리 시대 최대의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미력
이나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홍구 신임총리는 17일오전 청와대발표직후 이영덕 전총리와 인사를
나눈뒤 광화문 종합청사의 부총리겸 통일원장관집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
서두에서 이같이 문민정부 4번째 재상으로서의 소감을 밝혔다.

-연락은 언제 받았는지.

"오전 8시30분쯤 김영삼대통령께서 전화로 총리를 맡아 달라고 하셔서
과연 그같은 일을 잘 할 적임자인지 염려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총리가 되신 소감은.

"누구나 그렇겠지만 짐이 무거운데 비해 역량이 미칠는지 걱정입니다.
잘 아는 분야는 얼마되지 않고 잘 모르는 분야는 워낙 많고..."

-정부조직법이 개정되면 총리의 위상이 상당히 강화됩니다. 향후 국정
운영에 대한 구상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아서 뭐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정부조직법개편안도 자세히 들여다 볼 것을 통일문제만 신경썼습니다.
아직 정리된 구상을 밝힐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만큼 조금 기다려
주십시오"

-정치학자로서의 총리론을 밝히신다면.

"하지 않겠습니다. 학자시절 총리론을 이야기한 것은 스스로 된다는 생각
은 없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아니겠습니까(웃음)"

-통일부총리에서 총리가 되셨는데 앞으로도 남북관계에 많이 관여하실
건지.

"남북대화는 정부내에서 누가 무엇을 하느냐 하는 것은 별다른 관계가
없습니다. 북한 정권의 누가 무엇을 하느냐가 더욱 중요합니다"

-신임총리로 북한당국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통일부총리의 생각이 총리가 되었다고 달라질 수는 없습니다. 정부의
정책도 일관성이 분명히 유지될 것입니다. 남북문제는 우리 국민 사이에
상당한 합의가 이미 이루어져 있습니다. 통일은 분명히 해야 한다, 그러나
전쟁은 피해야 한다, 또한 대화를 통한 단계적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자유는 지켜야 한다는 것 등입니다"

< 양승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