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삼성 대우 동양등 주요 그룹들은 북경의 북한접촉창구를 통해 그룹
총수와 계열사 사장급의 북한방문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룹들은 지난달 북.미핵회담이 타결된 이후 연내에 남북경협이 본격 재
개될것으로 판단,그동안 물밑에서 추진해온 임가공및 대북투자사업을 구
체화하고 있다.

정부의 방북허용 조치가 취해진뒤 곧바로 북한을 방문,대북진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게 재계의 공통된 대북진출전략이다.

현대그룹은 지난 89년 남한의 그룹총수로 처음 북한을 방문한 정주영그룹
명예회장의 방북을 추진중이다.

현대그룹측은 "우선 정명예회장과 북한간에 합의한 금강산개발권과 원산
조선소건설 사업을 재추진할것"이라며 박세용현대종합상사사장 등이 정명
예회장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전자사업부문의 북한투자에 깊은 관심을 갖고 강진구삼성전자
회장 및 신세길 삼성물산 사장 등 주요 계열사사장급과 기술진등 10여명을
연내 북한에 파견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이같은 방북계획을 빠른 시일내에 성사시키기 위해 북한의
북경접촉창구인 고려민족산업발전협회(약칭 고민발)에 그룹의 방북희망자의
명단을 통보, 초청장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다.

김우중 대우그룹회장도 이미 공장건설이 끝난 남포공단의 가동을 위해
계열사 사장단과 함께 연내에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다.
이밖에 코오롱 동양 비롯,벽산 진로 미원그룹등은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
을 활용하고 북한시장을 선점하기위해 그룹 고위경영진의 북한방문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재계 관계자들은 "대규모의 대북투자는 투자보장및 남북의 신뢰회
복등이 전제돼야할것"이라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40여명의 국내 기업인들이 지난 90년초부터 전.현직 북한의 관리로
부터 초청장을 받아놓고 있는데 이들중 일부는 통일원이 방북서류 제출때
"반드시" 요구하는 초청자의 자필서명 대신에 도장이 찍힌 초청장을 받아
두고 있다.

< 김영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