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종 전서울시장이 성수대교붕괴 14일만에 검찰에 출두, 철야조사를
받음으로써 이전시장의 사법처리가 굳어지고 있다.

이에따라 검찰이 이전시장에게 어떤 죄목을 적용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전시장에게 적용될 죄목에 따라 앞으로 이뤄질 우명규 전시장과
동아건설 최원석회장에 대한 검찰의 사법처리 수위도 달라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이 이전시장에게 적용하기 위해 줄곧 검토해온 죄목은 형법상 직무
유기죄와 업무상과실치사상죄등 두가지.

그러나 직무유기죄의 경우 구성요건이 워낙 까다로운데다 법원의
유죄인정도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을 들얼 적용대상에서 제외
하는 대신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법리를 심도있게 검토한 결과 "과실범의
대해서는 총괄적인 책임을 물을수 있다는 근거를 찾아냈다"면서 이를 적용
하는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특히 고위층으로 올라갈수록 책임의 미로에 빠져 사법처리를 할수
없는 것은 법정위에 어긋난다는 독일의 학설과, "종업원의 불법행위에
대해 최고책임자인 업주까지도 처벌해야 한다"는 일본등의 판례를 적극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찰 일각에서는 "총괄적인 책임"등 업무상과실처사상좌를 이처럼
확대, 적용할 경우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때마다 최고책임자를 사법
처리해야 하는 선례를 남기게 돼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결국 검찰이 이전시장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죄와 직무유기죄등 어느
것을 적용하더라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원종 전시장은 당초 검찰과 약속한 출두시간인 오후 2시부터 15분여
빨리 서초동 서울지검청사에 도착.

이전시장은 "지금 심정이 어떤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참담한 심정이다.
시민 모두에게 이런 염려를 끼쳐 죄송하고 가슴아프다"며 성수대교붕괴에
대한 책임감을 통감하는 표정.

이전시장은 그러나 "성수대교에 관해 이신영국장으로부터 일체의 서면보고
나 구두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다리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냥
둘 시장이 있겠느냐. 반문하고 싶다"며 성수대교의 위험성에 대한 사전인지
혐의를 강력 부인.

<>.이전시장보다 먼저 검찰청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이시장처럼 열심히 하신분도 없다. 서울시 공무원에게 존경이란
의미를 일깨워준 분"이라며 이전시장의 검찰출두를 안타까워 하기도.

<>.수사본부장인 신광옥 서울지검2차장검사는 이날 오전 "이전시장에
대해 광범위하고 구체적인 신문이 진행될것"이라고 말한뒤 심문사항이 적힌
두툼한 서류철을 들어보이는등 이전시장에 대한 수사에 자신이 있음을 시사.

신차장은 "그동안 이전시장을 소환하지 않은 것은 법률검토작업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이전시장이 출두한 만큼 시장의 한강교량
안전관리책무등에 대한 조사를 철저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혀 사법처리
방침이 확정됐음을 우회적으로 표시.

<>.신차장은 이전시장의 출두사실을 오전 브리핑에서 밝히면서 "2일
밤 늦게 이전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3일 오후2시까지 출두해줄 것을 요청
했으며 이전시장도 주저없이 출석하겠다고 말했다"고 전언.

이와관련, 이전시장은 이날 오전 평상복 차림으로 산책에 나서면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을 마음의 준비가 돼있다"고 주변에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우전시장의 소환여부에 대해 "이전시장에 대한 조사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혀 이전시장에 대한 조사후에 우전시장의 소환이
확정적임을 시사.

검찰은 또 이전시장이 소환된 이상 시공 책임을 지고 있는 최원석 동아건설
회장에 대한 소환도 불가피하다는 입장.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