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북.미고위급회담의 일괄타결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일본등 주요
국가들은 대체로 환영과 함께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정세의 급진전에
비상한 관심을 나타내면서도 합의내용이 오는 21일 발표된다는 점에서
공식 논평은 삼가는 모습이다.

>>>> 미국 <<<<

미국정부는 북.미간 합의내용에 대해 아직 최종검토를 하지 않은 단계
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대체로 미국정부가 그동안 요구해온
핵심사항들이 포함된 것으로보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디디 마이어스 백악관대변인은 북.미 합의문에 관한 질문을 받고
"그것은 분명히 우리가 조심스럽게 검토해야 될것"이라고 논평했다.

한 북한 관측통은 북.미 회담타결이 앞으로 북한의 개방으로 이어
지느냐가 최대 관건이며 이번을 계기로 한.미 양국은 북한을 국제사회로
이끌어내는데 한층 노력을 경주해야할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 일본 <<<<

일본정부는 "이번 북.미 합의내용중에는 국제원자력기구가 북한의 과거
핵을 검증할수 있는 사찰등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는
일본이 가장 중시하고 있던 문제로 앞으로 일.북한 국교정상화 교섭
재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고노 요헤이(하야양평)외상은 합의내용에 관한 구체적 언급을 회피
하면서도 "북한의 핵문제가 북.미간 대화를 통해 합의에 도달한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짤막하게 소감을 밝혔다.

외무성의 한 관계자는 "북.미간 합의내용은 일본정부가 지지가능한 것"
이라며 적극 수용의사를 밝힌다음 "향후 대북경수로지원문제와 관련, 약
40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는 비용에 대해 한국 미국등과 긴밀한 협의를
해가며 최대한 협력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핵협상의 타결로 일.북한 국교정상화 교섭재개의
걸림돌이 됐던 커다란 장해요인이 제거됐다"고 의미를 부여하며 "일본
정부는 지난 92년이래 중단되고 있는 회담의 재개를 위해 북한측과
접촉을 강화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 중국 <<<<

중국정부도 아직까지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이번 북.미간
합의가 중국의 대한정책의 기조가 되어온 한반도 평화유지와 비핵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은 북한핵문제를 둘러싸고 중국이 일관되게 주장
해온 <>당사자간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안정과 평화유지 노선이 결실을 거뒀다며 중국외교의 승리로
평가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중국이 북한과 마찬가지로 북핵카드를 최대한 활용,통상
인권 군사분야등에서 미국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청산하고 아태시대를
주도할 동반자적 관계를 구축하는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 북한 <<<<

평양당국은 북.미회담 타결에 대해 이날오후 늦게까지도 일체의 반응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다만 태국주재 북한대사관이 이날낮 회담타결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
"우리는 우리의 이익에 맞았기 때문에 미국과 합의를 한 것이며 따라서
이번 합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교의 승리로 간주될수 있다"고
주장했다.

방해성공보관은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과의 외교관계수립을 위한
연락사무소가 연내라도 빨리 설치되기를 기대한다"며 "일본과의
국교정상화는 일본이 과거 행위에 대해 사죄와 함께 충분한 보상을
하는 등 전적으로 일본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