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정부가 직접 한국의 특정기업 이름을 거명해 나진 선봉지역에 광고
이용권과 토지이용권을 주겠다고 의사를 밝힌 것은 북한이 핵문제로 남북
경협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지만 경협을 위한 문호는 열어 두겠다는 의사를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북한이 이런 의향을 밝힌 시점(지난 8월)이 김일성의 사후였다는
점은 북한이 나진 선봉지대에 남한기업을 유치하려는 의지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또 이번에 북한이 지정한 국내기업입장으로서는 앞으로 남북경협이 본격적
으로 시작될 경우, 토지이용권을 갖게될 대호건설과 광고이용권및 토지
이용권을 동시에 갖는 해덕익스프레스사가 이지역에 선점권을 갖게 된다는
의미가 있다.

북한은 지난해 6월 나진 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유치
계획을 공식발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서방기업중 어느 기업도 여기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기업은 없고 러시아기업만이 의사를 밝혔으나 아직 성사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북한은 투자유치가 부진한데 대해 초조해 졌고 지금 들어오는
한국기업에 대해 특혜를 주겠다는 의사까지 밝히게 된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북한이 정부공식기구인 대외경제추진위원회의 이름으로 보낸 담보서(일종의
약속증서)에는 청진항과 나진 선봉항 이용권을 갖고 있는 중국의 "선호기업
집단과 한국의 해덕익스프레스가 대호건설을 비롯한 다른 회사들과 함께
부동산개발회사를 조직해 청부건설을 진행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들 한중3사가 이지대안의 토지를 북한으로보터 임대해 개발하고 그
이용권을 이지대에 들어올 다른 회사에 양도한다는 뜻이다.

북한 정부는 나진선봉지대를 당초 지정한 621평방km에서 721평방km로
100평방km를 확대했다는 사실도 공개했지만 이들 기업이 갖게될 토지이용권
의 범위는 명기하지 않았다.

또 다른 한자의 담보서에는 "중국선호기업집단과 해덕익스프레스사가 나진
선봉에서 지대소개및 기업광고사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고 명시,
이들 한국및 중국기업에 대해서는 나진선봉지대에서 기업을 소개하는 대형
광고판을 설치해도 좋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북한의 이런 제의가 실현되는 데는 남북핵문제가 해결되야 하고
상당기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한계를 갖는다.

먼저 정부는 "핵문제 해결없이 남북경협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경제기획원 관계자는 따라서 "북한이 비록 민간경로를 통해 우리기업에
이런 제의를 했더라도 대북투자가 이루어지려면 남북핵문제가 먼저 해결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현재 남국교류협력에 관한 법에는 대북투자허가는 개별사업마다
통일원이 관계부처협의를 거쳐 대북투자를 허가하도록 규정돼 있어 남북
경협의 물꼬가 트일때 북한이 이들기업에 준 우선권을 우리정부가 인정할지
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이밖에 현재 나진 선봉지대는 말이 투자자유지역이지 허허벌판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상하수도 전화시설 도로등 최소한의 기반시설도 갖춰져 있지 않아 설령
남북경협이 시작되더라도 기업들이 실제로 투자가 가능해 지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한 실정이라는 설명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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