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0회 정기국회가 오는 10일 1백일간의 회기로 문을 연다.

여야는 정기국회개회를 불과 며칠 앞둔 현재 상임위활동및 국정감사
준비를 마무리한채 굵직굵직한 쟁점현안들에 대한 해법찾기에 연일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정기국회는 그 운영행태에 따라 김영삼정부의 향후 국정운영 향방을
좌우하고,특히 경제운용의 틀까지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통일정책과 주사파,제2차 행정구역개편문제등 주요 현안을 놓고 사사건건
현격한 견해차를 보였던 여야가 그동안 격앙된 감정을 정기국회로 그대로
안고갈 공산이 커 벌써부터 파란조짐이 엿보인다.

이번 정기국회의 최대쟁점은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의 산물인
세계무역기구(WTO)가입비준동의안의 처리문제다.

민자당은 이 문제에 대해 "시대조류인만큼 야당도 결사반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처리"에 대한 여론을 타진해가면서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며 여유를 보였었다.

그러나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이번 회기에는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초읽기에 몰리게 된 것이다. 민자당은 현재 정기국회 종반까지 WTO
가입동의안 처리의 불가피성 홍보에 주력한 다음 폐회직전 동의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민자당은 12일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각계각층 인사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WTO협정비준과 관련한 대토론회를 개최한다.

이어 김종필대표와 이세기정책위의장등 당고위관계자들이 교수들과
잇달아 간담회를 갖는 등 "WTO협정비준반대론자들의 충정은 이해하나
비준동의안 처리거부는 우리에게 더 큰 손해를 초래할것"이라는
"현실론"확산에 발벗고 나선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미국과의 양자간 재협상을 통해 쌀시장 개방의 축소가
가능하며 미국 일본 유럽연합(EU)등도 서두르지 않는 WTO협정의 비준을
우리가 앞서 나갈 필요가 없다고 맞서고 있어 타협점모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간 공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예산안은 추곡수매문제와 직결돼 있어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민자당은 정부가 만든 일반회계기준 50조1천억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을
그대로 수용하되 항목간 조정을 거쳐 불요불급한 부문의 예산을 깎아
증액이 필요한 부문에 얹어주겠다는 생각이다.

민주당은 이에대해 대형국책사업의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지자제선거를
겨냥한 선심성 예산을 철저히 찾아내 농어촌지원부문등을 대폭 증액한다는
방침이다.

추곡수매가와 양이 농어민단체들의 기대에 부합되지 않을 경우 예산안
처리와 연계할수 밖에 없다는 종래 입장에도 변함이 없는 상태다.

이번 정기국회는 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법률안을 심의 처리해야한다.
정부여당이 제출할 법률안 수는 줄잡아 1백40여건.

국회에 계류중인 법률안이 68건임을 감안하면 이번에 역대 최다 법률안
처리 기록을 깨뜨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과거 군사독재하의 최고회의
시절을 제외하면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킨 1백57건이 지금까지의
법안처리기록이다.

법률안 수도 많지만 그 중요도 면에서도 결코 소홀히 할수없는 법안들이
적지않아 심의과정에서 여야가 상당한 논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법률안의 절반이상이 경제관련 법안인데다 그 내용 하나하나가
경제 산업전반과 국민생활과 직결된 것이어서 처리방향이 주목된다.

이중 UR협상 타결에 따른 후속대책의 일환으로 손질해야 할 법안도
외국환관리법 대외무역법 조세감면규제법 양곡관리법등 50여건에 달한다.

이들 법안의 개정은 WTO가입을 전제로한 것이기 때문에 여야가 이
법안들을 원만히 처리하게 되면 WTO가입비준 동의안도 큰 마찰없이
처리할수 있을 것이란 예측을 할수있다.

현재 심의과정에서 가장 난항이 예상되는 법안은 공정거래법개정안과
기업활동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개정안 농지법제정안 세법개정안
등으로 압축된다.

공정거래법개정안의 경우 김대통령의 정부원안 통과지시가 있긴 했지만
출자총액한도를 더 낮추라는 민주당과 정부안을 완화해야한다는 일부
민자당의원들의 주장이 상존하고 있어 원안통과는 쉽지않을 전망이다.

세법개정안중 법인세인하를 제외한 근로소득세경감등 대부분 세부담
조치는 96년부터 적용되는 것으로 돼있다.

따라서 이를 내년으로 앞당길 것을 요구하는 야당과 민자당 일부의원들의
주장이 수용될지 여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기업활동규제완화에 관한 특조법개정안과 농지법에 대해서는 야당의
반발이 거세다.

특조법개정안의 경우 공장입지 환경분야등에 대한 규제를 지나치게
완화해 국토균형발전을 저해하고 환경오염을 부추길 우려가 있으며
농지법에 대해서는 농지전용과 훼손대책등을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특히 야당은 국가보안법개폐문제를 이번 회기중 본격 거론해 다른 현안과
연계한다는 전략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 보안법개폐문제는 회기내내
야당의 협상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김삼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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