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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정권변동이 비공식적으로나마 유지돼온 남북한간의 경제교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경제계의 관심이 크다.

향후 남북한경협은 어떤 항로를 밟아갈 것인가.

국내외 북한경제전문가들및 연구기관들의 분석과 북한관련 내외신보도를
종합해 "10문10답"으로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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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 역 전 도 ]]]

문1) 교역의 전도는=

최소한 김일성사망이전 수준보다 나아지면 나아졌지 악화될 일은 없을
것이다.

우선 그동안의 교역이 내용이나 규모면에서 "최소한"을 벗어나지 못했다.

교역은 제3국중개상을 통한 간접교역형식이었고 규모도 반출입을 합해
연간 1억8천만달러선으로 우리나라 전체무역규모의 0.1%를 조금 넘는데
불과했다.

한마디로 더 나빠질 것이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북한이 김일성의 사망을 발표한후 1시간뒤인 지난 9일 오후1시
한국으로 들어올 북한산 금 1백20kg과 은 1천2백kg 등이 평양 순안공항을
통해 항공편으로 선적된 것으로 확인됐다.

남북한기업간에 대금결제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앞으로 북한의 새 정권이 하기에 따라서는 그동안 간접.비공식차원을
벗어나지 못한 남북교역이 공식적인 직교역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다.

[[[ 직 항 로 개 설 ]]]

문2) 남북한 해운사간에 발표된 직항로개설이 정세변화로 백지화될 것이란
우려도 있는데=

속단할 수 없다.

일단은 김의 장례절차가 모두 끝나 북한의 새로운 지도체제가 윤곽을
드러내야 알 수 있을 것이다.

분명한 건 직항로개설이 남한물자를 되도록 신속하게 들여오기 위한 북측의
필요성에 의해 합의됐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볼 때 북한의 리더가 바뀌었다고 해서 직항로개설 자체가 백지화
되리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 위 탁 가 공 ]]]

문3) 위탁가공은=

현재로선 가장 유망한 경협분야다.

김의 사망이 발표된 9일이후에도 대북임가공을 위한 원자재반출이 정상적
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악의 경제상황에서 정권을 인계받게된 북의 새 지도부는 의류등 생필품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한국기업과의 위탁가공교역을 늘리면 늘렸지 중단
하거나 줄일 이유는 없을 것이다.

실제로 럭키금성상사가 북한측과 최근 4백50만달러어치의 작업복 셔츠등
의류임가공계약을 맺은 것을 비롯해 올 남북한간 위탁가공교역규모는 작년
보다 5배이상 늘어난 2천5백만달러선에 이를 것이란게 우리정부의 전망이다.

[[[ 나 진 / 선 봉 개 발 ]]]

문4) ''나진/선봉 개발계획'' 등 대한투자유치전략은 어떻게 될까=

최근 북한과 중국간에 ''나진/선봉경제개발공사'' 설립계약이 정식 체결된
것은 우리에게 긍정적인 징후다.

중국측 파트너가 조선족이 밀집해 있는 연변의 과학기술대학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연변측은 북한의 나진.선봉자유무역지대 개발계획에 참여할 경우 한국기업
의 자본과 기술을 끌어들이겠다는 뜻을 여러차례 밝혔었다.

앞으로 우리기업들의 대북투자진출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

[[[ 인 적 교 류 ]]]

문5) 92년이후 중단상태인 기업인의 방북등 대북인적 교류도 재개될 수
있을 것인지=

그 문제는 오히려 우리정부가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북한측이야 경협을 목적으로 한 한국기업인들의 방문을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기업인 방북의 최대걸림돌인 핵문제해결에 북한의 새 정권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느냐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 농 업 분 야 협 력 ]]]

문6) 북한의 식량사정이 어렵다는데 농업분야 협력가능성은=

남북한간 협력가능분야중 의외로 신속한 결실을 볼 수있는 분야로 평가
된다.

북한의 주곡생산량이 수요량의 절반인 연간 3백50만t에 그치고 있는 것은
농약의 부족과 불량한 종자등으로 생산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91년 연형묵당시 북한정무원총리가 방한했을 당시 우리정부는 비밀리
에 북한측에 상당량의 벼물바구미(북한명 논코뿔소) 방제용 농약을 지원
했음이 최근 밝혀지기도 했다.

농림수산부는 현재 북한의 쌀종자가 농지 10a당 2백60kg 소출에 그칠만큼
불량한 것으로 이를 통일벼로만 대체하더라도 3백50kg 수준까지는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리정부는 북한이 쌀등 식량을 직접적으로 지원받는 것은 꺼리고 있지만
농약 종자등에 대한 지원은 원자재바터등의 방식으로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대 남 경 제 정 책 ]]]

문7) 북한의 대남한정책, 특히 경제분야 정책을 총체적으로 조감해보면=

현재로서 큰 진전을 기대하기는 이르다.

전임 김일성정권때와 마찬가지로 핵문제가 최대의 변수다.

새 정권이 경제난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한다면 의외로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핵문제의 조기해결도 기대할 만하다.

또한가지 변수는 북한의 새 정권에 그동안 온건개방노선을 추구해온 실무
테크노크랫들이 얼마나 세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될 것이다.

[[[ 대 남 경 제 인 맥 ]]]

문8) 북한에 대남경제인맥이 있다고 하는데 그들의 전면등장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우선 향후 북한경제를 이끌어나갈 브레인들을 짚어보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북한의 새 지도부가 김정일체제로 간다면 노명근(노동당 재정경리부장)-
김달현(전국가계획위원장)-김정우(대외경제위 부위원장)-김경희(노동당
경공업부장.김정일의 친여동생)-김복신(정무원 경공업부장)의 "5인방"이
북한경제를 실무적으로 이끄는 엘리트브레인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그 근거로는 이들이 무역과 경공업분야에서 두드러진 "실세"로 활동해
왔다는 점이 꼽힌다.

북한의 당면한 경제난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자력갱생과 중화학
공업일변도의 노선에서 탈피해야 할 상황이다.

이중 김달현은 대우그룹이 다리를 놓아서 지난92년 서울을 다녀간 북에서
몇안되는 "지한파실세"고 김복신은 삼성그룹등의 대북진출창구로 활약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그동안의 직.간접경험을 통해 한국의 경제현황과 "실력"을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남북경협의 속도를 끌어올리는데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주 변 국 자 세 ]]]

문9) 주변국들은 대북경협에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인가=

역시 핵문제가 가장 큰 변수긴 하지만 "개선"쪽으로 나갈 가능성이 현
재로선 크다.

김일성사망과 관련해 미국의 클린턴대통령이 "애도"를 표시했다든지,
일본정부가 조문사절단파견을 추진하고 있다든지 하는 보도가 이같은 판단을
가능케한다.

이들 국가는 북한의 새지도부가 김일성집권때보다 더 수구적이진 않을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오히려 이들은 북의 새정권과 핵문제 조기해결을 하려 들 가능성이 크며
그 과정에서 북이 원하는 "경협"을 적극적인 협상카드로 내놓을 전망이다.

[[[ 타 국 과 경 협 ]]]

문10) 북한정권이 한국을 배제한채 이들 국가와 경협을 집중할 가능성은
없는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현재 북한의 사회간접자본시설이나 재정사정등 투자환경은 최악의 상태에
있다.

실리를 중시하는 주변국가들이 무턱대고 북한이 요구하는 분야에 투자해줄
리는 만무하다.

도리어 우리나라는 "경제외적인 요인"까지도 감안해 북한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유일한 파트너다.

다만 북한정권은 한국에 대한 지나친 경제의존은 경계할 것이고 이를
적절히 견제하는 방편으로 제3국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각종 유인책을 쓸
가능성은 많다.

우리로서는 일본 미국등의 대북진출확대가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산업구조상 우리나라와 맞부딪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투자선점경쟁이 당분간 치열해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