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대기업그룹들은 퇴근무렵 전해진 김일성사망소식을 접하고 긴급임원
회의를 여는등 사태추이 관찰과 분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종합상사를 갖고 있는 그룹들은 북경 홍콩 모스크바등 해외사무소에
북한관련 정보 수집을 긴급지시하는 한편 그룹내 경제연구소를 통해 김일성
주석 사망이후 북한내부의 변화와 대북 경협방안에 대한 시나리오 작성등
대책마련에 부산했다.

대우 코오롱등 그동안 북한과 직간접으로 교역을 해온 그룹들은 이사태와
관계없이 거래를 계속할 방침이나 거래선과의 연락이 두절, 사업의 계속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이들 그룹들은 앞으로 당분간 북한과의 거래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북한의 경제사정을 고려해 볼때 일정기간의 과도기를 거쳐 안정을
되찾게 되면 경제개방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아래 대북 사업에 대한 사전
준비를 더욱 서둘 움직임이다.

<>.현대그룹은 김주석 사망후의 사태와 관련, "남북간 경협은 정치문제가
해결된 후 논의돼야할 부수적인 사안"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현대는 앞으로의 사태추이는 김주석 사망원인에 따라 크게 달라질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분석
했다.

현대그룹의 한관계자는 김주석사망으로 정치권의 내부 결속력을 약화시켜
결국통일을 앞당기고 남북간 경협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그룹은 유럽에 출장중인 이건희회장에게 도쿄본사와 서울의 비서실
에서 김주석 사망소식을 전했다.

조기출퇴근제로 김주석 사망소식이 전해지기 이전인 오전11시 직원들이
퇴근한 상태였으나 사망소식이 알려지자 비서실을 비롯 대부분의 부서에서
다시 출근을 해 대책을 논의했다.

오후3시30분에는 비서실 팀장회의를 열고 앞으로의 정세변화와 그룹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북한관련 연구책임자는 "김주석사망으로 북한은 김정일
체제로 갈 것이나 중장기적으로 볼때 붕괴나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전망
하고 김주석이 그동안 권력승계작업을 해왔다 하더라도 1인 중심체제로
정권을 유지해와 김정일체제가 굳혀지지 않은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국이 아직 등소평을 중심
으로한 안정된 체제를 갖추고 있어 북한의 급작스런 혼란은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북한문제에 "중국카드"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정상회담이 무산됐다기 보다는 단지
연기된 것으로 보는 것이 옳은 판단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관계는 당분간 경색이 불가피해도 개방추세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럭키금성그룹회장실은 휴무일인 토요일에 김주석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당직자가 비상연락망을 통해 구자경회장을 비롯한 그룹임원들에게 이
사실을 긴급히 전달했다.

회장실은 럭키금성상사를 중심으로 북경과 홍콩지사들을 통해 북한
중개상들과 접촉, 정확한 정보수집과 사태추이를 관찰할 것을 지시했다.

경영정보팀직원들은 오후에 회장실로 나와 사태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을 논의했다.

<>.대우그룹도 관련부서직원들이 김주석 사후 대책마련에 부산했다.

대우그룹 기조실 관계자는 김주석이 어떻게 사망했는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수 있다고 분석하고 자연사라할지라도 체제가 안정돼야 경협문제가
다시 논의될수 있어 남북교역은 상당기간동안의 냉각기간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선경그룹은 이날오후 경영기획실 김수길전무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김주석사망에 따른 사태추이및 대응방안을 협의했다.

김전무는 "우리 정부측 움직임과 북한의 정세를 파악한 다음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날 회의의 결론을 출타중인 손길승
경영기획실장에게 긴급보고했다.

손실장은 김주석 사망에 따른 경영기획실의 회의내용을 최종현그룹회장에게
보고 하고 앞으로의 대응방향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

북한을 담당하고 있는 경영기획실의 전략기획팀은 TV와 신문보도 내용과
청와대 안보회의결과를 면밀분석하는등 앞으로의 대응책마련에 필요한
준비작업으로 부산하게 움직였다.

<>.쌍용그룹 종합조정실장 김덕환사장은 "정경일체인 북한의 권력구조를
미뤄볼때 향후 정권의 윤곽이 드러나야 확실한 가닥을 잡을수 있다"며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한동안 경색국면이 지속되겠지만 북한의
경제여건으로 미뤄볼때 장기적으로 경제개방정책이 확대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북한과의 교역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오던 코오롱그룹은 기획조정실
임직원들이 모두 퇴근을 않은채 임원회의를 갖고 사태추의를 분석했다.

또한 각계열사 사장들에게 연락을 취해 계열사별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코오롱상사에는 특히 해외지사망을 동원, 최대한 정보를 수집,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코오롱그룹은 김주석의 사망원인 권력승계구조등에 대한 정확한 진상파악이
안돼 당장 상황 판단이 어렵다며 일단 그동안 유지해 오던 거래는 계속한다
는 방침이나 당분간 신규거래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이밖에 한진그룹도 전임원에게 퇴근하지 말고 자리를 지킬 것을 지시하는
등 대부분 기업들이 김일성사망이 대북한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분석하는데 바쁜 움직임을 보였다.

<>.종합상사들은 김주석의 사망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됐던 대북경협에
찬물을 끼얹는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당분간 임가공을 포함한
대북사업을 일단 보류한다는 내부방침아래 사태를 관망중이다.

종합상사들은 중국과 홍콩 토쿄등지의 지사와 수시로 연락을 취하면서
김주석의 사망과 관련한 정보수집에 나서고 있으나 주말인 관계로 사태의
진상을 파악하지 못해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채 애를 태우고 있다.

종합상사 북한팀관계자들은 "아직까지는 김주석사망과 관련 전혀 "감"을
못잡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대북물자반출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임가공을 비롯한 대북경협이 지연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관련 3국선으로 월3회정도 북한을 취항하고 있는 한성선박의 한관계자
는"지난6일과 7일 인천과 부산에서 출발한 선박이 어제까지만 해도 남포와
흥남에서 정상적으로 하역작업을 해왔으나 9일부터는 하역작업이 중단된
것으로 안다"면서 "오는12일로 예정됐던 귀항이 3-4일 정도 늦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무공 한.러트레이딩센터의 홍지선실장은 "북한이 정상을 되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면서 "중국과 홍콩등을 경유한 간접교역
은 앞으로도 근근히 지속되겠지만 임가공은 물론 물자반출입등의 대규모
대북교역은 당분간 중단될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무협의 조중우남북교역반장도 "김주석사망이후의 대북교역은 국내기업보다
는 앞으로의 북한측 자세가 관건이 될 것이나 북한이 권력구조변동등으로
상당기간동안 변혁을 겪을 것으로 예상돼 남북교역이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본다"면서 "해외바이어들이 동요하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