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정부가 발표한 "외국인투자환경개선 종합대책"은 해봄직한 수단을
최대한 동원했다는 점에서 그 적극성을 읽을 수 있다.

재무부는 이번 방안을마련하면서 "외국인투자와 직간접으로 연관되는
모든 과제들을 원점에서 재검토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통화관리등을 이유로 언급조차 꺼려하던 상업차관을 외국인투자기업에는
허용키로한 것이라든지 외국인투자 제한업종을 대폭 풀어버린 사례등이
바로 그 대목이다.

소득세와 법인세 지방세의 감면기간을 늘리고 자본재도입에 따른 관세
감면폭을 확대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신청만 하면
한자리에서 대부분의 절차를 해결할 수 있도록 외국인투자 처리과정을
간소화하는등 세세한 부분에 까지 신경을 쓴 흔적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방안들은 그동안 상공자원부나 업계에서 "희망사항"으로 거론해
오던 대안들을 거의 그대로 수용한 것이기도 하다.

정부가 이렇게 외국인투자에 발벗고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나라로
들어오려던 외국기업들이 후발개도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을 뿐 아니라
이미 들어와 있던 기업마저 투자자본을 회수하거나 국내기업에 넘기고
나가버리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어서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이나 홍콩 싱가폴등 경쟁국은 말할것도없고 말레이지아
태국등 후발개도국에 비해서도 외국인투자규모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위축돼 있다.

외국인투자 기업이 국내기업화된 경우는 지난89년 28개에서 90년엔 36개,
91년엔 47개, 92년 52개, 93년엔61개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더이상
한국이 생산기지로써의 메리트를 갖고 있지 않다는 증거다.

투자환경에서의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얘기다. 외국인투자에 대한 유인도
미흡하지만 임금 용지확보등의 여건이 열악해진 탓이라는 게 당국의
자체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지나치게 까다롭고 복잡한 절차와 관청의 경직된 자세도
외국기업이 투자를 주저하는 한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그래서 정부는
이번에 이런 불만과 애로요인들을 한목에 풀기로 한 것이다.

외국기업이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문도 열고, 자리도 펴 준다는 자세다.
적어도 경쟁국에 비해 부족하지 않도록 한다는 게 정부의 각오이기도하다.

하지만 반드시 지원이 미흡하거나 절차가 복잡해서 외국인투자가 안된
것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되새겨 볼 대목이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을
불편한 나라로 여기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 시민이건 공무원이건 외국인을 지나치게 경직되게 대하는 게 사실
이고 문화나 언어소통 교육 주거등의 생활여건도 여간 불편하지 않다.

바로 이런 요인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환경을 실제이상으로 나쁘게 인식
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제도"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비제도부문의 취약점
들을 입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온갖 제도개선 처방이 효과를 보지
못하리라는 지적이다.

<정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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