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현대그룹명예회장의 3일 기자회견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청와대가 표면적으로 "별관심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민자당은 "현대그룹이
보다 의욕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환영의
뜻을 분명히 표했다.

민주당도 "정명예회장의 은퇴선언이 현정부와 계속돼온 불편한 관계를
청산하려는 노력으로 본다"며 긍정쪽에 무게를 실은 논평을 내보냈다.

특히 민자당의 공식논평은 이날 회견이 있은지 8시간이 지난후인 오후
5시께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회견내용에 대한 각계여론을 수렴한뒤
채택한 범여권의 공식입장임을 짐작할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 관심은 현대의 화해몸짓에 정부, 특히 청와대가 어떤 후속
조치로 화답할지에 쏠리고 있다.

이와관련, 청와대는 일단 매우 신중한 자세다. 박재윤경제수석은 "현대
그룹 내부의 일"이라며 애써 관심을 보이려 하지 않았다.

"명예회장직은 갖고 있겠다"는 정회장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달라진게
없는것 아니냐"며 표면상 약간은 냉담한 반응이기도 했다.

이같은 냉담함의 이면에는 "정명예회장의 회견이 청와대측과 사전에
충분한 교감을 갖고 이루어졌다"는 설도 만만치 않다. 물론 이런 설에 대해
청와대핵심비서진들은 한결같이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다. "정명예회장이
스스로 결단을 내린것 같지만 내용은 미흡하다"는 반응도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한가지 분명한 사실이 감지되고 있다. 이번 회견과
상관없이 현대그룹에 대해 정부가 관용조치를 보일 시기가 점점 가까워오고
있다는 점이다.

김영삼대통령은 최근 국정운영의 물줄기를 "화합을 통한 개혁의 성공"쪽
으로 돌렸다. 경제에 대한 관심과 "열성"도 더욱 진지해지고 있다는 지적
이다.

따라서 현대가 청와대의 이런 변화기류에 성의를 보이기 위해 정명예회장의
회견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대한 화답은 서서히 가시화되리라는
것이 설득력있게 들리는 정치권의 분석이다. 다만 화합을 준비하는 시일이
열흘이 걸릴지 아니면 한달 또는 두달이 더 걸릴지는 지켜볼 일이다.

<김기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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