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최완수특파원]김영삼대통령은 지난 대통령선거때 족벌체제로 운영
되고있는 재벌들을 다스리겠다고 공약, 국민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어냈으
나 취임 1년만에 이같은 선거공약은 증발돼 버리고 말았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지가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김대통령이 작년12월 전경련에게 제2이동통신사업에 단일 컨
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도록 조치, 한국의 대기업들은 12년간 5백억달러
규모의 이 사업을 독점하는등 종전에 비해 훨씬 힘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
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한 중간규모의 재벌회사 회장이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
정부는 재벌들을 개편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으나 허약한 경제 때문에 한
발 물러서고 말았다"고 전했다.

이신문은 한국정부가 제2이동통신사업에 재벌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입찰을 둘러싼 잡음에서 손을 씻을 수 있게 됐으나
대신 재벌들은 오는 2000년까지 매년 60억달러씩의 이익이 나는 제2이동
통신사없을 뒷방거래로 나눠먹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에따라 선경이 제2이동통신사업입찰에서 빠지면서 지난주 한
국이동통신의 주식을 23%나 확보했고 동양그룹도 제2이동통신사업 입찰을
포기하고 대신 데이콤의 주식 10%를 챙겼으며 코오롱그룹이 컨소시엄을 이
끄는대신 포항제철은 광통신케이블시스템의 독점공급을 하는선에서 만족하
는 식으로 이익을 나눠갖기로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