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로지스틱스가 위탁한 대리점 택배기사들 사이에서 ‘민주노총 포비아(공포증)’가 확산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달 쿠팡 노조 설립과 함께 택배노조 간부가 직원들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한 뒤 물류센터마다 “다음은 우리 차례”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민노총 택배노조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노조 지회를 만들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노조가 없는 곳으로 이동하겠다는 택배기사들도 있다.

택배기사들이 노조를 거부하는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다. 하도급 형태로 대리점주에게 택배가 위탁돼 있는데, 기사들에겐 시간이 돈이다. 하루를 분 단위로 쪼개 쓰는데 노조 활동할 겨를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택배노조 첫 집회가 열린 곳의 택배기사들이 노조 횡포로 일하지 못했다는 소문까지 돌자, 좋지 않은 과거의 기억들까지 소환되면서 이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택배기사 중 상당수는 CJ대한통운에서 일하다 노조 횡포로 도망치듯 쿠팡으로 옮겨왔다. 당시 민노총 택배노조의 불법과 일탈 행위는 악명이 높았다. 지난해 2월 민노총 택배노조가 CJ대한통운 본사를 19일간 불법 점거하는 과정에서 비노조원을 폭행하는 일도 벌어졌다. 노조는 건물 진입을 위해 유리를 부수는 행패를 부렸다. 국가 기간망이나 다름없는 허브터미널 점거까지 시도하기도 했다. 택배노조 지도부는 비(非)택배기사 출신 주사파 성향 직업 운동가로, 이들이 목적한 바가 무엇인지는 분명했다. 2021년 8월 CJ대한통운 택배 대리점 사장은 민노총 노조원들의 집단 괴롭힘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8%에 불과한 택배 노조원들의 강경 투쟁으로 대다수 비노조원이 피해를 보고, 이를 피해 온 곳마저 민노총이 파고드니 ‘포비아’라는 말이 생길 만하다. 게다가 민노총 택배노조는 진보당 당원 가입까지 독려하면서 정치 집단으로 변질했다. 진보당은 택배노조를 지원하며 전면에 나서고 있다. 택배기사들이 “민노총이 올까 두렵다” “민노총이 우리 물류센터에는 오지 않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제2의 CJ 사태가 벌어질까 겁난다”는 말까지 할 정도면 이들의 두려움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민노총의 횡포와 독선을 언제까지 지켜봐야만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