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일본 히로시마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대북 억지력 강화를 위해 전략적 공조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회담에서 세 정상은 새 의제를 올리는 대신 앞서 열린 한·미·일 및 한·미(4월 26일), 한·일(5월 7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안을 재점검하고 공조 방안을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세 정상이 짧은 기간에 릴레이 회담을 한 것 자체만으로도 분명한 대북 경고 메시지다.

게다가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를 3자 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초청했다. 3국 간 협력체제를 지속 가능하게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뜻에서 의미가 크다. 한·미·일이 가치 동맹으로 뭉쳐 신냉전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안보 질서를 해치려는 북·중·러에 맞서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윤 대통령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통해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뜻을 줄곧 밝혔다.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미국·일본과 공동 보조를 맞추겠다는 것이다. 세 정상이 북한 미사일 정보의 실시간 공유와 같은 안보 협력에 대한 구체적 합의를 이번에 끌어내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조속한 시일 내에 더욱 세밀한 정보공유 방안을 도출하길 바란다. 더욱이 북한은 군사용 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한 판이다.

2주 만에 다시 만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양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두 정상은 한·미·일 간 대북 공조를 더욱 굳건히 하기로 하고,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양국이 협력을 통해 글로벌 아젠다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데도 공감했다. 이 역시 대북 문제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현안에 대해 가치 동맹을 중심으로 양국이 힘을 합해 대응해 나가겠다는 뜻이다. 북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한·미 동맹에 더해 일본과도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확고한 파트너십을 재확인한 3국이 북한의 위협에 맞서 한반도 안보 지킴이의 중추 세력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3국 셔틀외교’도 못할 것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