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어제까지 사흘 동안 해상과 공중에서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강도 높은 무력시위를 벌인 것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의 지난주 회동에 대한 반발 차원을 넘어선 도발이다. 중국군의 대만 포위는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때에 이어 8개월 만이다. 이번에는 지난 8일부터 전투기와 폭격기, 공중급유기, 조기경보기, 전자전기 등 군용기 71대와 항공모함인 산둥함을 비롯한 항모전단, 미사일쾌속정, 로켓부대까지 총동원해 사흘 동안 실전 리허설처럼 대만을 위협했다. 전략폭격기의 대만 상공 폭격 훈련을 그제 공개한 데 이어 어제는 항공모함까지 동원해 H-6K 폭격기가 조기경보기, 섬멸기, 교란기의 지원 아래 대만의 중요 목표를 모의 타격했다고 CCTV가 보도했다.

중국이 대만해협에 긴장을 조성하는 속내는 명확하다. 겉으로는 ‘하나의 중국’ 원칙 아래 대만의 독립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언제든 무력으로라도 대만을 접수하겠다는 것이다. 홍콩처럼 ‘사회주의 중국’ 아래 자본주의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강압적 ‘일국양제(一國兩制)’를 받아들일 대만 국민이 몇이나 되겠는가. 시진핑 체제의 중국이 걸핏하면 양안의 긴장 강도를 높이는 것은 신장위구르자치구 등 소수민족의 분리독립을 철저히 경계하는 것 외에 패권국가를 향한 군사·경제적 동기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많다.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인 대만을 점령함으로써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확대하고 인도·태평양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대만 침공은 남의 일이 아니다. ‘동아시아의 화약고’가 된 대만해협의 무력 충돌은 필연적으로 미국·일본의 개입을 초래하고, 핵으로 무장한 북한의 도발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말로는 패권국가를 지향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언제든 ‘힘의 논리’를 들이댄다는 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겪은 터다. 중국의 대만 위협을 단지 양안관계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