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서 꿈을 펼치다
중학생 시절, 수학여행에서 스카우트 제복을 입고 있는 한 친구를 만난 적이 있다. 그 친구는 신호등이 없는 도로에서 교통 정리를 하고 있었고 그 모습이 너무 멋져 보였다. 이때부터 나중에 꼭 제복을 입고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청소년기는 지났지만 그 당시 품었던 꿈은 여전히 선명하다. 필자는 그 후 스카우트에 참여할 기회가 생겨 45년여간 스카우트 지도자로서 건전한 청소년을 육성해왔으며 2020년부터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직을 수행하고 있다.

요즘 다양한 청소년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 그 원인은 사회적 불안정에 따른 가치관의 혼돈, 급속한 세계화에 따른 윤리의식 결여와 물질만능주의 팽배, 입시 위주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인성교육 부재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공교육만으로는 증가하는 학교폭력 및 사이버폭력, 흡연과 음주 등 청소년 일탈 문제를 풀어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청소년 문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필자가 느낀 것은 스카우트운동 참여의 필요성이었다. 청소년들을 지구촌 173개국, 5만 명이 참가하는 스카우트운동에 참여시켜 참다운 인성교육으로 건전한 청소년을 육성하는 것만이 최선의 교육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스카우트운동에 참여하는 대원들은 스카우트로서 의무를 다하고 항상 다른 사람을 도와주겠다는 스카우트 선서와 12규율을 지킬 것을 다짐한다. 또한 1일 1선(善)을 실천하고 생활화하고 있다.

이런 내용이 누구나 행해야 할 덕목이라는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스카우트 대원들이 선서와 12규율을 실천하고 다짐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는 현대사회의 병리현상을 치유하기 위한 수단으로 교육적·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스카우트운동이 필요하다는 의미가 아닐까.

청소년기는 사회인이 됐을 때 삶을 살아가는 방향과 가치관을 고착화하는 시기다. 하루하루 바쁘게 생활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보면 문득 ‘과연 마음껏 넓은 세상을 탐구하며 따뜻한 인간관계를 경험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잠겨본다.

한국스카우트연맹은 오는 8월 1일부터 12일간 전북 새만금의 280만 평 광활한 야영지에서 173개국, 5만 명이 참가하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개최한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통해 청소년들이 마음껏 꿈을 그리고 에너지를 발산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삶의 활력을 얻길 바란다. 그 속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배움을 추구하며 꿈과 희망을 찾을 기회를 갖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