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미 ‘자유의 방패(FS·프리덤실드)’ 훈련을 빌미로 군사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제 새벽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 잠수함에서 사거리 1500㎞의 전략순항미사일 두 발을 발사하며 “다양한 핵 억제 수단이 입증됐다”고 했다. 한국 전역과 주일 미군기지는 물론 잠수함 특성상 괌 기지도 사정권에 들어갈 수 있다. 북한의 잠수함 순항미사일 발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략’을 붙인 것은 전술핵 탑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또 한 번의 대량살상 공격무기 협박이다.

잠수함 순항미사일은 파괴력에서 탄도미사일에 미치지 못하지만 정교한 타격이 가능하고 탐지가 어려워 한·미의 요격 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 우리 군당국은 초기 단계의 시험 발사, 북한의 과장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허투루 볼 일이 아니다. 북한은 단·중·장거리, 탄도·순항 등 전략미사일을 다종화하고 있고, 이렇게 발사 플랫폼도 다양화하면서 대응을 갈수록 어렵게 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9일엔 호수 내 돌출부에서 근거리탄도미사일 여섯 발을 쐈다. 낮은 고도로 비행해 한·미 정보당국이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잠수함 순항미사일도 도발 하루 뒤 발표하면서 기종조차 파악하지 못해 우려를 키운다.

게다가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에 대비해 ‘중대한 실천적 조치’를 예고한 마당이다.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등 전략 무기가 들어오면 대응 강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7차 핵실험, 고체 방식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상각도 발사, 위성을 가장한 ICBM 도발 가능성이 크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한·미·일 훈련에 대해 제1 야당 대표는 ‘자위대 군홧발’ 운운하고 있으니 안이하기 짝이 없다. 이번 FS 훈련에서는 방어에만 머물지 말고, 김정은이 딴마음을 먹지 못하도록 도발 땐 바로 실전으로 전환해 압도적 응징 태세를 갖춰야 한다. 연평도 포격, 천안함 폭침, 목함 지뢰 같은 허를 찌르는 북한의 국지 도발에도 만반의 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