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디지털산업 활력의 마지막 퍼즐 '광케이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9일 국무총리 주재 제2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디지털산업 활력제고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디지털 융합 산업의 활력 제고와 디지털 경제의 기반인 네트워크 인프라 고도화, 그리고 산업 현장에 불합리하게 작용하는 디지털 설비 활용 등 3대 분야에서 규제 개선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광케이블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시내전화를 광케이블을 쓰는 인터넷전화로 대체해 제공할 수 있도록 전향적으로 허용한 정책이다.

그동안 시내전화는 구리선 기반 서비스만 허용했다. 구리 기반의 통신 인프라 ‘동축 케이블’은 송수신 데이터 대역폭 자체가 광케이블보다 작다. 이 때문에 음성 통화와 용량이 적은 인터넷 서비스 위주로 활용돼왔다. 동축케이블을 이용한 초고속인터넷은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서비스되고 있지만, 콘텐츠 용량이 점점 커지는 요즘엔 적합하지 않다. 특히 기가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높아진 소비자의 기준은 구리선 인터넷으로 충족시키기 어렵다. 광케이블 투자를 늘리고 이를 통해 기가급 인터넷과 함께 인터넷 전화를 함께 제공한다면 트렌드에 맞는 콘텐츠를 국민이 즐길 수 있게 할 수 있다.

이번 규제 혁신안은 그간의 기술 발전을 수용해 디지털 전환에 부합하도록 투자를 촉진한다. 2026년까지 2500억원이 들어갈 전망이다. 구리선과 광케이블 각각에 대한 망 중복 투자를 효과적으로 개선해 광대역 통신망 확대에도 속도를 붙일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정부는 산업 전반을 비롯해 개개인의 생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디지털 전환을 위해 데이터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했다. 디지털 산업의 성공은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느냐가 좌우한다. 이런 역량의 바탕이 되는 게 인프라다. 보다 나은 망 방식인 광케이블에 집중 투자해 인프라를 고도화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해외 주요국에서도 광케이블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고, 유선망 중복 투자를 방지하는 정책을 다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2014년부터 구리선 기반 시내전화 서비스를 종료해 광케이블 투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일본도 인터넷 기반 서비스 수요 증가 등을 고려해 2020년부터 인터넷 기반 망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전환 사업은 2025년 완료할 계획이다. 영국 또한 2025년 구리선 기반 시내전화 서비스 종료를 목표로 신규 청약을 받지 않을 예정이다.

이번 규제 혁신은 20여 년간 유지해온 규제 개선을 통해 광 인프라 투자를 촉진하고 나아가 국민 편익을 증진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