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표의 중국경제 보기] 20차 당대회를 통해 본 중국의 앞날은…
지난 10월 22일 20차 당대회가 막을 내렸다. 돌이켜 보면 이번 당대회만큼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적이 없었다. 지금껏 주목을 모은 것은 양회였지 당대회가 아니었다. 그만큼 시진핑 주석의 3연임 여부와 새로운 당 지도부의 인선 이슈가 화제를 모았다. 신지도부 인선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시 주석 친위대로 일컬어지는 시자쥔(習家軍)이 정치국 상무위원직을 장악했다. 과거와 같은 집단 지도체제는 와해됐고 시 주석의 영향력은 절대적이 되었다. 그만큼 이번 당대회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행간의 함의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20차 당대회 업무보고를 보면 국정 운용의 큰 틀을 알 수 있다. 흔들림 없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견지하는 가운데, 과학기술 자립갱생 가속화와 중국식 현대화가 강조됐다. 14차 5개년 계획의 연속선상에서 질적인 성장 추구, 내수 확대, 공급 측 구조개혁, 과학교육 흥국, 저탄소 녹색발전, 공동부유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눈여겨볼 키워드는 시 주석이 업무보고에서 26번 언급한 ‘국가안전’이다. 국가안전은 단순히 국방력의 증강을 말하는 게 아니다. 식량과 에너지, 자원, 공급망을 포괄하는 전면적인 안보망을 뜻한다. 특히 ‘자주혁신과 기술자립에서 국가의 역할’을 강조했다는 점은 국가 차원에서 핵심 기술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음을 방증한다.

시 주석은 최근 수년간 경제발전에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해왔다. 향후 3기 집권시기에는 첨단 산업의 육성과 핵심 기술 개발에 막대한 보조금 투입과 시장보호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국진민퇴(國進民退), 즉 국유기업에 대한 지원과 발전, 민영기업에 대한 규제와 통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시장지배력이 있는 빅테크 기업, 데이터 기업, 독과점기업은 한층 시련이 예상된다.

공동부유의 중요성도 다시 한 번 강조됐다. 2013년 이후 시 주석은 여러 번 공동부유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공동부유란 전체 인민이 다 같이 잘살자라는 것으로, 물질문명과 정신생활 모두 부유해지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면서도 획일화된 평균주의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공동부유의 기초는 분배제도며, 1차 분배와 재분배, 3차 분배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부의 재분배와 이익구조 재조정을 위한 과정에서 크고 작은 불협화음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 가지 걸림돌이 될 변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다. 최근 베이징을 비롯해 중국 전역의 분위기가 심상찮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국지적 봉쇄와 이에 반발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베이징은 지난 5월 준봉쇄 때보다 훨씬 많은 수의 확진자가 나오며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11월 말 기준 확진자 수는 전국적으로 3만 명을 훌쩍 넘었고, 베이징도 역대 최대인 5000여 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상하이 봉쇄가 있었던 지난 2분기 곤두박질쳤던 경제성장률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요즘 위기에 처한 중국 경제와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보면 떠오르는 단어가 ‘복원력(resilience)’이다. 2003년 게리 하멜(Gary Hamel)은 ‘전략적 복원력(Strategic Resilience)’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한 번의 위기나 실패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기업경영에 리스크가 될 만한 세상의 트렌드를 예상하고 이를 극복해나가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누구에게나 위기는 있을 수 있고, 또 낯선 경험이 될 수 있다. 지금 우리 기업에 필요한 것은 바로 역경 속에서 스스로의 역량을 재창조함으로써 재도약을 이뤄내는 힘인 복원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