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이어 남욱 변호사가 입을 열면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정황이 구체화하고 있다. 남 변호사는 그제 대장동 재판에서 “천하동인 1호는 당시 이재명 시장실 지분이라고 김만배 씨(화천대유 대주주)로부터 들었다”고 증언했다.

대장동 의혹의 정점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있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깜짝 폭로다. 남 변호사는 김만배 씨 지분으로 알려진 49% 중 37.4%가 이 시장 측 지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증언했다. ‘천하동인 1호’가 수령한 배당이익 1208억원 중 주인이 밝혀지지 않은 428억원의 소유자가 이 대표 측이라는 검찰 주장과 일치한다. 소위 ‘정영학 녹취록’에 나오는 ‘그분’이 이 대표이거나 이 대표의 대리인일 것이라는 심증도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과 위례 신도시사업에서 조성된 검은돈이 이 대표의 여러 선거에 투입됐다는 폭탄 발언도 내놨다. 2014년 성남시장 선거 때 5억~6억원을 전달했고, 2017년 경기지사 선거 때는 김만배 씨가 매달 1500만원가량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별개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대선 당시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서 8억4700만원의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이다. 종합해보면 선거 때마다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18억원+α’의 뒷돈을 받았다는 그림이 그려진다.

물론 아직 입증되지 않은 증언이다. 김만배 씨 역시 ‘천하동인 1호는 내 소유’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위증죄에 대해 잘 아는 변호사의 법정 증언인 데다 대부분 핵심 관계자들의 폭로가 거의 일치한다. 민주당은 “황당한 주장” “검찰의 조작”이라고 했지만 적어도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이라던 이 대표의 자랑은 이제 조롱감이 되고 말았다. 측근 비리에 대해 사과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하루빨리 책임 있는 설명을 내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