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복심’이라는 정진상 실장 구속에 보인 반응은 무책임하고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이 대표는 “조작의 칼날” “민주세력에 대한 검찰독재”라는 자극적 언사를 늘어놨다. 8시간 심문 끝에 영장을 발부한 법원 판단마저 ‘조작’이라는 한마디로 부정한 것이다.

스스로 ‘측근’이라고 칭한 이들이 잇따라 구속됐으면 유감 표명과 사과를 앞세우는 게 정치 지도자의 책임 있는 자세다. ‘조작’ 주장의 근거와 사실관계에 대한 설명도 해명도 없이 막연히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고 선동하니 얼마나 공감하겠나. 더구나 ‘좌 김용, 우 정진상’은 물론이고 유동규 김만배 남욱 정영학 등 대장동 의혹 관련자들이 일제히 기소돼 법의 심판대에 세워졌다. 게이트성 대형 의혹과 ‘검은돈’ 수백억원의 흐름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데도 ‘유검무죄, 무검유죄’라는 이 대표 모습은 정상적이라고 하기 어렵다.

‘조직범죄 집단’이라며 검찰을 직격해온 민주당의 반응도 비상식적이다. 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정 실장을 인신 구속했지만, 당 대변인은 “유동규 진술 외에는 아무 증거가 없다”며 ‘무조건 옹호’부터 했다. “검찰 독재정권의 야당 파괴 공작에 총력으로 맞서 싸우겠다”고도 했다. 논리적 해명도 반발도 없다.

요즘 민주당의 비이성적 행보는 국민과 사법부의 심판을 받은 ‘조국 사태’ 때보다 더하다. 당시엔 ‘대깨문’의 엉뚱한 주장이 넘쳤지만 공당이 이처럼 막무가내식으로 범죄를 옹호하지는 않았다. 더구나 지난 주말 반정부 거리 집회에서 민주당 의원 7명(탈당한 민형배 의원 포함)은 검찰 수사를 ‘인간사냥’이라며 ‘정권퇴진’까지 외쳤다. 새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퇴진을 외쳤던 과격파들이 주최한 집회에서의 일이다.

민주당과 이 대표는 검찰이 ‘희대의 횡설수설 수사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지만 과연 누가 횡설수설하고 있나. 극단의 지지자 외에는 쉽게 공감 못할 변명이나 선동에 속아 넘어갈 국민은 많지 않다. ‘민주’와 ‘정의’를 말하려면 최소한의 상식과 합리성부터 갖춰야 하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