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이 도발 수위를 높여가는 북한의 숨은 의도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어제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일곱 차례에 걸친 전술핵 운용부대의 발사훈련을 통해 목적하는 시간·장소·대상들을 목적하는 만큼 타격할 능력이 발휘됐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최근 보름간 단거리와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섞어 7차례나 쏘고, 평양 삼석 등 새로운 발사지를 시험했으며, 지난 9일엔 3년여 만에 새벽 시간대 발사를 감행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는 얘기다.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대로 전술핵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과시하려고 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달 25일엔 요격을 피하기 위해 저수지 수중발사장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쐈다고 어제 공개했다. 심지어 지난 8일엔 북 전투기 150대가 사상 처음으로 동시 출격해 특별감시선 이북에서 무력시위를 벌인 사실을 우리 군이 확인했다. 특별감시선은 북의 군용기가 남쪽으로 접근할 때 우리 군이 대응하는 가상의 선으로, 휴전선 북쪽 50~60㎞에 걸쳐 있다. 북측은 이 모든 과정을 30일째 행적이 공개되지 않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지도했다고 밝혔다. 한·미·일 연합훈련이 위협이라고 엄살을 부리더니, 다양한 형태의 미사일 발사와 공군 비행훈련 기회로 활용한 셈이다.

핵무기에 대한 김정은의 집착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어제 북한 보도에선 김정은이 “적들과 대화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핵무력을 백방으로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현 상황에선 7차 핵실험도 임박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잘 짜인 각본처럼 움직이는 북한의 도발 앞에 군·관·민의 물 샐 틈 없는 안보 태세와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가 중요할 것이다. 이런 때에 한·미·일 연합훈련에 ‘친일’ 프레임을 덮어씌우려는 시도는 북한을 도와주는 결과를 낳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