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미국·캐나다 순방에서 얻은 성과
5박7일간의 대통령 해외 순방 기간에 미국 워싱턴DC, 뉴욕과 캐나다를 방문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산 전기차의 피해가 우려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로 국내 관심이 고조된 상황에서 미국으로 향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고 이로 인해 더 큰 차원의 한·미 협력이 저해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이번 방미의 최우선 과제였다. 이에 더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 대응과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첨단기업 투자 유치, 자원 부국인 캐나다와의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강화 등 만만찮은 과제들도 기다리고 있었다.

우선,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을 만나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관련해 미국 측 해결 의지를 확인했다. 첨단산업, 공급망 등 한·미 간 협력 현안이 많은 상황에서 동맹국과의 협력을 저해하면서까지 법을 시행한다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미국에 이익이 될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양국 모두에 손해가 될 것이란 점을 지적했다. 이에 러몬도 장관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완벽하지 않은 점을 인정하고, 한국의 우려와 이해가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백악관, 관계부처 등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으로 뉴욕에서 반도체, 전기차, 2차전지 등 첨단산업 분야 7개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총 11억5000만달러(약 1조6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성과를 거뒀다. 이는 2002년 이후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유치한 투자 신고 금액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이번 투자 유치는 단순 제조공장을 넘어 반도체, 2차전지 등 국가전략기술 관련 분야의 연구개발(R&D)센터 등 질 높은 투자가 주를 이룬 것이 특징이다. 특히 세계 1위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의 R&D센터 투자 유치로 글로벌 4대 반도체 장비업체(빅4)의 한국 내 공급망을 완성하게 됐다. 이런 성과는 반도체 등 첨단기술의 국내 이전과 고급 기술인력 양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한·캐나다 기업, 기관 간 4건의 핵심광물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성과도 있었다. 니켈·코발트 등 핵심광물의 주요 생산지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캐나다는 최근 우리 배터리 및 소재 기업들의 북미지역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을 위한 신흥 투자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은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는 우리 진출 기업들의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발맞춰 양국 정부도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를 이른 시일 내에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캐나다 방문 성과는 과거 전통광물 중심의 양국 간 협력이 첨단산업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상시화된 상황에서 캐나다와의 전략적 협력관계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광물 확보를 통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응하는 측면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오늘날 냉엄한 국제관계의 현실은 한 치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다. 동맹국 간에도 첨단산업과 기술 분야 등에서 상호 경쟁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해결책은 양국 간 경제협력이란 큰 틀에서 찾아야 한다. 이번에 투자를 유치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계획이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실행돼 핵심산업 공급망이 강화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 제공 및 규제 개선 등의 정책적 지원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지금부터는 이번 순방의 경제 성과를 내실 있게 다져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