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발달장애인 우영우 변호사를 다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화제다. 윤은호 인하대 교수도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한국 최초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첫 수업 때 자폐성 장애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고 “이 시간이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했다. 수업 자료도 충실하다는 호평을 받았으며 “장애 극복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꿈과 희망을 말하고 싶다”고도 했다. 이 밖에 영화 ‘말아톤’ ‘굿 닥터’ ‘그것만이 내 세상’ 등에서도 자폐성 장애인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들은 의사소통과 대인관계의 부족으로 직장 생활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사업주나 직장 동료들은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몰라 직장 내 차별이 난무하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2021년 장애인 근로자지원센터 상담 사례는 총 2490건으로, 부당처우 8.7%, 직장 내 괴롭힘 5.1%, 부당해고 4.5%, 임금 체불, 업무 스트레스, 성희롱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고용 유지를 위한 심리치료 상담은 14.5%를 차지했다. 장애인 근로자의 어려움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장기간의 돌봄이 필요한 어려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현행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장애인의 평등권을 보장하고 사회 참여를 실현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이 지켜지도록 하는 목적으로 제정됐다. 이 법이 금지하는 차별 유형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장애인에게 불이익을 주는 직접 차별뿐 아니라 장애인의 처지를 고려하지 않아 실질적 불리함을 안겨주는 간접 차별도 포함돼 있다.

우리는 발달장애인이 성실하고 인정받는 사회생활과 직장생활을 하기 원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직장 내에서 부딪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이제는 장애인을 차별할 때는 법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주기적인 직장 내 장애인 인식 교육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사라지도록 해야 한다. 직장에서 장애인을 배려하고 지지해 준다면 ‘제2의 우영우 변호사’가 계속해서 나오지 않을까.

황보익 서울장애인근로자지원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