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기업의 윈윈 전략' ESG
요즘 사회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용어가 바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일 것이다.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CSV(공유가치 창출)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활동과 ESG는 비용이 드는 장기적 활동임에도 결국은 ‘기업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에 관한 역할은 사회 변화에 따라 꾸준히 진화해 왔다. 시장 자본주의에서는 기업과 시장의 관계가 중심인 반면 공산주의와 수정 자본주의를 거치면서 기업 환경에 정부의 역할이 등장했고, 이때 CSR 개념이 생기기 시작했다. 1950년대에 주로 미국에서 생겨난 CSR은 기업의 이익 추구와 무관한 자선 활동이 많았기 때문에 비용으로 여겨졌다.

2011년,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만든 CSV는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동시에 경제적 이익도 추구하는 경제 활동이다. 기업이 이익을 포기하지 않고 사회와 공유 가능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은 기업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했다.

CSV가 경영학자들에 의해 나온 개념인 데 비해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판단하는 ESG는 투자자들이 주도하는 개념이다. 성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CSV는 어떤 프레임으로 사례를 정리하고 어떻게 소통할지 고민이 필요하지만, ESG는 투자자에 의해 주도되므로 소통에 대한 어려움은 상대적으로 적다. 기업 경영의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ESG는 이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필수 개념이 됐다.

현재 필자가 맡은 업무는 CSR, 즉 사회공헌 업무다. 회사 차원에서는 점점 중요해지는 ESG를 잘하기 위한 노력도 하지만 재단을 통한 CSR, 사업부서에서 해오던 CSV 사업 역시 줄이지 않고 지속하고 있다. 사회 변화 및 유행에 따라 중요도나 해석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결국 이러한 활동을 계속하는 이유는 이것이 바로 기업 철학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런 연결고리가 있어야 단발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ESG 가치가 중요해지는 만큼 비재무적 활동인 기업의 CSR이나 CSV에 대한 기대도 점점 커지게 마련이다. CSR에서 시작해 CSV를 지나 ESG로 온 것은 단순한 발전 단계가 아니라, 기업이 이 세 가지를 함께 진화시켜 나가야 지속될 수 있는 윈윈 전략이기도 하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사회공헌이나 사회적 가치 창출, ESG를 기업의 핵심 가치와 철학을 기준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이 될 것이고, 사업을 통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