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디지털플랫폼 정부의 첫걸음 '모바일 신분증'
코로나19는 디지털 전환을 확산시키고 있다. QR코드를 사용하고, 재택근무 화상교육 배달앱 등 비대면 디지털 생활에 익숙해졌다. 코로나19로 가속화한 디지털 전환은 금융, 제조, 서비스 등 사회 전 분야를 디지털 중심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곧 국가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고 미래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척도가 된 것이다.

정부는 기존 전자정부, 디지털정부의 한계를 뛰어넘는 디지털플랫폼정부를 국정운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했다. 디지털플랫폼정부는 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디지털플랫폼 위에서 국민, 기업, 정부가 함께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디지털플랫폼정부가 구현되면 인공지능과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 국정운영이 실현되고, 국민이 원하는 서비스를 직접 신청하지 않아도 정부가 알아서 먼저 챙겨주게 된다. 하나의 사이트에서 정부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원사이트 토털 서비스’가 제공되며, 사이트별로 아이디를 만들 필요 없이 평소 쓰는 아이디로 공공서비스를 이용하는 ‘Any ID 간편 로그인’ 서비스도 구현된다.

이렇듯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고, 디지털플랫폼정부라는 새로운 국정운영 패러다임이 제시되면서 온라인상에서 신원 증명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신뢰성이 보장되지 않는 디지털 거래는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은 지난달 28일 전국의 모든 운전면허시험장 및 경찰서에서 모바일 운전면허증 발급을 개시했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국민에게 발급하는 첫 번째 모바일 신분증으로서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혁신적 신원 증명 방식이다. 이번 모바일 운전면허증 정식 발급은 본격적인 모바일 신분증 시대의 서막을 열고, 디지털플랫폼정부로 가는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현행 운전면허증과 동일한 법적 효력으로 공공기관, 은행, 렌터카 업체, 공항, 선거 등 모든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만 휴대하면 실물 신분증을 별도로 지니고 다녀야 하는 생활 불편을 해소할 수 있고, 신원을 확인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정보만 제공할 수 있어 과도한 개인정보 노출을 방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온라인 신원 확인을 이용한 민간 기업의 다양한 혁신 서비스 창출도 기대된다.

행안부는 모바일 운전면허증으로 시작된 모바일 신분증을 ‘디지털 신원 증명 체계’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내년에는 국가유공자증에 이어 전 국민이 이용하는 주민등록증 등으로 모바일 신분증을 확대하고, 다양하고 혁신적인 편의 서비스도 적극적으로 발굴할 예정이다. 아울러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디지털 혁신생태계 조성을 지원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모바일 운전면허증 발급에 해외 정부의 관심도 뜨겁다. 덴마크, 에스토니아 등 다수의 디지털정부 선도국가가 크게 주목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파라과이, 카자흐스탄 등의 개발도상국은 한국형 모델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첫걸음을 내디딘 모바일 신분증이 디지털플랫폼정부를 성공적으로 구현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창출해 비대면 디지털 사회를 활성화하는 핵심 기반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하는 동시에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소외당하는 계층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