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은 MBTI가 뭔가요?” “앞에서 말씀하시는 것 보면 E 같아요. E!” 필자가 강의하고 있는 범농협 신규 직원 대상 ‘뉴리더 농협가치 향상교육’ 수강생들로부터 자주 듣는 말 중에 하나다. 2020~2021년 입사한 신규 직원이 교육 대상이다 보니 수강생 대부분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요즘 MBTI가 대세다. 특히 신세대라고 불리는 MZ세대들에겐 더욱 그렇다. 실제 MZ세대는 처음 만난 사람에게조차 ‘그런데 MBTI는 어떻게 되나요?’라고 물어보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한다. MBTI를 통해 만나는 사람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비슷한 유형의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직업이 무엇인지,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 고향이 어딘지 등 마치 면접관처럼 개인의 인적 사항을 궁금해하는 기성세대와는 전혀 딴판인 셈이다. 그런데 이제 MBTI가 MZ세대의 유행을 넘어 점차 사회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최근 모은행은 자기소개서에서 ‘자신의 MBTI 유형을 적고 그에 적합한 직무를 쓰라’고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일부 기업은 MBTI 맞춤형 상품을 내놓으며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MBTI는 심리학자 구스타프 융의 심리유형 이론에 근거를 둔 개인성격유형검사다. 사람마다 타고난 기질과 성향, 선호하는 것이 다르지만 어떤 공통된 특징에 따라 묶을 수 있다는 전제에 따라 16가지 성격유형으로 분류한다. MZ세대를 대표하는 문화라고 할 수 있는 MBTI에 기성세대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흔히 ‘꼰대’라고 불리며 MZ세대와의 소통에 문제가 있는 기성세대에겐 더욱 그렇다. 물론 어떤 사람의 모든 생각과 행동을 MBTI 유형에 가두고 규정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MZ세대, 그들의 생각과 행동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김학수 농협중앙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