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찬의 무릎관절 이야기] 인공관절은 차선…자기 관절이 최고
3년 전쯤 회식할 때다. 갑자기 입안에서 딱 소리가 나면서 통증이 느껴졌다. 작은 조각 두 개가 나왔다. 둘 다 치아의 절반이 부러졌는데, 잇몸에 붙어 있는 부분도 흔들리고 있었다. 치과 전문의는 흔들리는 치아 뿌리 부분을 단단히 고정시키고 부러진 치아 조각을 강력 접착제로 붙여주면서 “일단 응급처치는 했지만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경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나중에는 결국 임플란트를 해야 할 것 같은데, 가능한 한 딱딱한 음식은 피하고, 술도 안 드셨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했다.

임플란트는 정형외과 영역에서는 인공관절 수술에 해당한다. 30년 전만 해도 관절이 닳아 심하게 아파도 물리치료로 통증을 달래면서 살거나 관절 자체를 아예 붙여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하지만 인공관절 수술이 점차 발달하면서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이 편안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

[이수찬의 무릎관절 이야기] 인공관절은 차선…자기 관절이 최고
인공관절도 임플란트처럼 수명이 있다. 고관절은 약 30년, 무릎이나 어깨 관절은 20년 전후이고, 발목 관절은 10년으로 가장 수명이 짧다. 발목 관절을 제외하면 수명이 아주 짧지는 않지만 인간의 평균수명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 보니 살아생전 인공관절 수술을 두 번 이상 받아야 할 가능성도 있다.

인공관절은 닳아 없어진 관절을 효과적으로 대신할 수 있는 고마운 존재지만 자기 관절보다 좋을 수는 없다. 관절도 가능한 한 자기 관절을 오래 쓰는 것이 가장 좋다.

어떤 분들은 인공관절 수술을 하고 살다 또 해야 할 때가 되면 하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기술이 더욱 발달하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인공관절 수술을 한 뒤 회복하는 데까지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매일 재활운동을 하며 관절이 잘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감내해야 할 고통이 적지 않다.

결국 인공관절 수술은 차선책이다. 가능한 한 오래 자기 관절을 쓰는 것이 최선인데, 그러려면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평소에 관절에 충격을 주는 동작을 피하고, 체중이 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체중은 관절의 부담을 가중시키므로 표준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관절을 둘러싼 근육을 튼튼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근육이 튼튼하면 그만큼 관절의 부담을 덜어주고 관절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아무리 바빠도 스쿼트, 런지와 같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열심히 한다. 근무하다가도, 집에서 TV를 보면서도 한다. 이런 노력이 자기 관절의 수명을 늘려줘 인공관절 수술을 하지 않고도 건강하게 살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