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법무법인 율촌 대표 변호사 shkang@yulchon.com
[한경에세이] 코로나와 개인정보

코로나19가 유행한 지 2년이 훌쩍 넘으면서 서서히 해제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부디 이대로 코로나 사태가 마무리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다만, 이 시점에서 법률가적 관점에서 한 번쯤은 생각하고 지나가야 할 이슈가 있다. 바로 개인과 정보보호의 문제다.

소위 K방역으로 불리는 우리 정부의 지난 2년간 방역 정책의 요체는 크게 두 가지가 아닌가 싶다. 하나는 역학조사이고, 둘째는 전 국민의 순수하고 자발적인 참여라고 생각된다. 신속한 역학 조사를 통한 감염 경로와 감염자 파악 그리고 전 국민의 적극적 참여와 순응을 통해 초기에는 감염 확대와 재생산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 창궐 초기, PCR(유전자 증폭) 검사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자신의 동선과 접촉자를 관계기관에 아주 자세하게 알려야 했다. 이동 경로와 접촉자 현황 등 개인정보가 자세하게 공개되는 바람에 예상치 못한 피해와 불이익을 본 사람도 있었다. 감염보다 동선 공개가 더 무섭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나의 소중한 개인정보가 가게 업주나 다른 이용객에게 노출되고, 심지어는 개인정보를 사고파는 집단에까지 흘러 들어가 범죄에 악용되는 일도 있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아니냐는 불만의 소리도 있었으나 특별법인 감염병예방법이 일반법인 개인정보보호법에 우선한다는 판단 때문에 그런 주장은 무색해졌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서라면 개인정보를 어느 정도 무시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감수해야 할 덕목(?)이 돼 버렸다. 이후로 개인 안심번호, QR코드 인증 등 기술력 향상으로 개인정보 노출 가능성이 줄긴 했으나, 해킹이라도 당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은 여전했다. 어떤 측면에서는 국가가 사실상 개인정보 공개를 앞장선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우리 사무실에서도 확진자 개인정보 공개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율촌은 지난 2년간 코로나와 관련한 모든 상황을 전 직원에게 투명하게 공유한다는 원칙을 유지했다. 직원의 건강을 최우선시하고 동시에 불필요한 불안감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였다. 정보를 공개하니 처음에는 다소 거북한 느낌도 있었으나, 투명하게 알려지면서 조직원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물론 그 속에서도 일부 이렇게 공개해도 괜찮은가 하는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정부의 방역 정책이 바뀌고, 사무실 역시 확진자가 대폭 줄면서 지난달 말 확진자 정보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공개하지 않기로 하면서 그 고민도 덜었다. 아이러니하게 그 마지막 확진자 정보 공지자는 바로 나였다.

과연 비상 상황에서 어느 수준의 개인정보 공개가 합당한 것일까. 공익을 위한 명분이라면 개인의 불이익은 무시되거나 감수하는 게 옳은가. 또 그 수준은 어느 정도가 되는 것이 합리적일까. 앞으로 이 문제를 한번 신중하게 논의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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