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내달 앱스토어 입점자에 수수료
"바뀐 정책 수용안하면 퇴출" 으름장
'앱 마켓 수수료 징수 법 규제' 주목

남형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남형두의 법과 사랑] '인앱 결제 강제 방지법'이 구글 질주 막을까

‘인앱 결제 강제 방지법’으로 불리고 있는 법은 새롭게 제정된 법이 아니라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을 말한다. 이달 15일부터 시행된 이 법은 보름도 안 돼 구글의 새 정책 발표로 화약고에 불이 붙기 직전이다.

스마트폰 이용자라면 갖가지 앱을 깔아 사용하는데, 대부분 구글의 플레이스토어와 애플의 앱스토어를 통해서 내려받는다. 구글과 애플을 앱 마켓 사업자라고 하는데, 이들이 전 세계 앱 마켓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비유컨대 앱 마켓으로 보면 세계는 구글 백화점과 애플 백화점이 양분하고 있는 셈이다. 백화점이 입점자로부터 매장 수수료를 받듯 앱 마켓 사업자는 앱 개발자로부터 결제금액의 일정 비율로 수수료를 받는다.

그동안 애플 백화점은 매장(앱스토어)에 입점해 있는 모든 매장주(앱 개발자)로부터 종목 불문하고 결제금액의 30%를 수수료로 거둬왔다. 그런 가운데 구글 백화점은 게임 개발자에게만 수수료를 부과해왔으니 다른 매장주들은 구글 백화점에서 무료로 영업해온 셈이다. 국내 시장 점유율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72.1%로 9.2%인 애플 앱스토어를 크게 앞지른 데는 국내 앱 개발자들이 구글 정책에 호응한 영향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2020년 말 구글 백화점도 애플 백화점처럼 모든 품목의 입점자에게 수수료를 받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응해 국회가 세계 최초로 만든 인앱 결제 강제 방지법이 ‘구글 갑질 방지법’으로 불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2021년 12월 유럽연합(EU)이 애플과 구글 등 빅테크를 견제하는 내용의 디지털시장법을 발의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지난주 구글은 4월 1일부터 자사 정책을 준수하지 않으면 앱 업데이트를 할 수 없고, 6월 1일까지도 따르지 않는 앱은 구글 플레이에서 모두 삭제된다고 발표해 한국 법에 정면 도전한 것이 아닌가 하는 눈총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구글은 자체 결제 시스템만을 쓰도록 강제한 것은 아니고 앱 개발자의 인앱 결제 시스템도 허용하고 있으니 오히려 선택지가 늘어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 구글 결제 시스템을 선택하면 앱 개발자는 현재 구글이 정한 최대 30%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대체 결제 시스템을 선택하면 구글은 결제금액의 26%까지만 수수료로 가져가지만 앱 개발자는 그 외에도 연계된 카드 결제에 따른 각종 수수료 부담으로 구글 결제 시스템과 별반 차이가 없거나 더 불리해진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구글의 정책 발표로 앱 개발자들의 연이은 서비스 요금 인상은 현실이 되고 있고 그 인상분은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다.

비유를 이어가자면, 해외에서와 달리 국내에서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구글 백화점이 갑자기 결제 정책을 바꿔 모든 입점자에게 결제 수단으로 고액의 수수료를 받는 구글 카드를 쓰라고 요구했다. 시 당국이 백화점이 특정 결제 수단을 강제할 수 없다는 지침을 내리자, 구글 백화점은 구글 카드 외에 다른 카드로 결제하는 것을 막는 것은 아니라고 응수했다. 그렇지만 현금 결제만큼은 금지한다고 했다. 그동안 입점자들은 카드 결제 외에 현금도 받았는데 이제 그럴 수 없게 된 것이다. 또한 다른 카드의 경우에도 구글 백화점에 내는 수수료 외에 카드 결제에 따른 추가 수수료 부담으로 구글 카드나 별반 차이가 없게 됐다. 입점자들이 항의하자 구글 백화점은 바뀐 정책을 수용하지 않는 입점자들은 백화점에서 퇴출시키겠다고 한다. 여기서 현금 결제가 바로 구글이 금지하고 있는 웹에서의 결제로 이른바 ‘아웃링크 결제’에 해당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정 요구에 구글은 웹 결제 사용이 구글플레이 서비스 이용료를 면탈하는 행위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구글과 애플은 2020년 기준 세계 앱 마켓에서 327억달러, 우리 돈 약 38조원을 앱 수수료 수익으로 얻고 있다. 구글의 이렇게 큰 수익 앞에 한국의 전기통신사업법이 당랑거철(螳螂拒轍)이 될 것인지, 일각의 주장대로 국제적 연대로 그 수레바퀴를 멈춰 세울 수 있을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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