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지난해 1900여 명의 비정규직 보안검색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취업 준비생들과 재직자들로부터 거센 반발과 노·사, 노·노 갈등을 초래하더니 이번엔 ‘한 지붕 두 사장’이라는 기막힌 지배구조로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해임 무효소송에서 승소한 전 사장이 경영에 복귀해 일감을 달라고 요구하고, 현 사장은 경영에 혼선을 준다며 법적 소송을 예고했다. 이를 조정해야 할 청와대는 2심 소송 준비에 정신이 없다. 이 모든 게 정부가 100% 출자한 공기업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데에는 청와대 책임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취임 후 첫 외부 일정으로 인국공을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언했고, 보안검색원 정규직화부터 밀어붙였다. 당시 사장이 내부 반발 등을 이유로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가 ‘괘씸죄’에 걸려 해임당했다는 게 정설이다. 청와대는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내역 등을 해임 사유로 제시했으나 행정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지난달 복귀를 결정했다. 결국 대통령이 무리한 정책을 밀어붙이다 이 모든 사달을 자초한 셈이다.

인국공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5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과 세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 등으로 공기업 평가에서 항상 1~2위를 다투던 모범 공기업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비정상 공기업’의 상징처럼 돼 버렸다. 노·사 갈등은 물론이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노·노 갈등까지 겹쳐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 코로나 피해까지 더해 지난해 4229억원 적자에 이어 올해는 8000억원 가까운 적자가 예상된다. 여기에다 지배구조 분쟁까지 더해졌으니 회사가 산으로 갈 지경이다. 건강보험공단, 도로공사 등 다른 공기업들도 정규직 전환에 나섰다가 휘청거리기는 마찬가지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 정부는 약 5년간 22만 명을 정규직 전환했다고 자랑만 늘어놓는다. 편향된 친노조 정책으로 해당 공기업들이 입은 피해나 전체 비정규직 급증(4년여 동안 160만 명)등 부작용은 한마디 사과나 반성조차 없다. 최저임금 폭주, 주 52시간제 강행 등 다른 정책들도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더 걱정되는 것은 차기 정부다. 친노조 정책의 폐해가 이럴진대 여야 대선 후보 모두 당장 표를 얻겠다고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도입 등부터 약속하고 있다. 노조 횡포로 나라가 얼마나 더 망가지고 무너져야 정신을 차릴지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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