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확진자 재택치료’ 원칙이 시행된 지난 한 주 동안, 재택치료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전국 곳곳에서 쏟아져 나왔다. 신규 확진자 급증으로 재택치료자 숫자만 1만2396명(2일 기준)에 달하고, 위중증 환자도 연일 최대(2일 736명)를 기록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함께 격리된 가족과 이웃의 감염 위험에 앞서 가장 답답하고 불안한 사람은 환자 본인일 것이다. 그런데도 열이 올라 상담 전화를 하면 ‘해열제 몇 알 먹으라’는 게 전부다. 병원 이송을 적극 요청해야 할지, 받아줄 병상은 있는지 깜깜하기만 하다. 이상이 있으면 외부 병원에서 X레이·CT 촬영을 해준다지만, 그런 상태라면 이미 병원으로 이송했어야 맞다. 병상 부족(수도권 병상가동률 88.1%)으로 국민 생명과 안전이 각자도생에 맡겨졌다는 비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이런 점에서 미비한 원격의료 문제를 다시 진지하게 돌아볼 때다.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1990년대 이후, 중국도 2014년 원격의료를 도입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약 배송까지 받는 게 일반화됐다. 그런데 한국은 21년째 논쟁만 벌이다, 코로나 ‘병상 대란’을 맞고서야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원격의료 반대 측(주로 개업의사)이 지적하는 안전성 문제도 ‘깜깜이 재택치료’ 현실에서 알 수 있듯이 제도 미비가 더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의사 등 의료인력 부족 문제를 완화할 수 있고, 사후 치료에서 예방 위주로 전환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현재 국회에 올라 있는 의료법 개정안은 ‘원칙적 허용’이 아니라 비대면 상담 등 간접의료 허용 수준에 그친다. 지난 6월부터 원격의료에 대한 ‘규제 챌린지’를 개시한다고 했던 정부는 아직 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래서는 코로나로 인해 한시 허용된 원격진료가 성과도 없이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

어제 정부는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수도권 6명(비수도권 8명)으로 줄인 ‘방역 강화’ 조치를 4주간(오는 6일~내년 1월 2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민 협조를 요청하려면 정부도 원격의료 도입으로 국민 안전을 지키려는 의지를 적극 보여야 할 것이다. ‘원칙 허용’을 담은 법 개정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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