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 폭탄’의 여진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올해 주택분 종부세 납부 대상자(42%)와 세액(3.2배)이 1년 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도 놀랍지만, 전국 곳곳의 종부세 부담이 서울 이상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종부세가 ‘강남 부자’뿐 아니라 웬만한 집 한 채를 가진 중산층도 내야 하는 세금이 된 것이다. ‘부유세가 맞느냐’는 논란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보통세금’이 된 종부세는 비(非)서울지역 세액과 납부 인원이 대폭 늘어난 데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외 지역 거주자의 종부세액은 2조9000억원으로, 서울지역 세액(2조8000억원)을 처음으로 능가했다. 세액 증가폭도 충북(작년 대비 8.8배), 광주(7.5배), 전북(7.2배), 울산(6.2배), 세종(5.8배) 등이 서울(2.3배)보다 월등히 크다. 지방 거주자들이 서울 부동산에 ‘원정 투자’한 결과라는 분석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지방 집값이 크게 뛴 영향으로 보는 게 맞다. 작년 세종(42.8%), 대전(19.8%), 부산(15.2%)의 집값이 서울(13.8%)보다 많이 올랐다.

납부 대상자의 73%가 1주택자란 점도 부유세 성격이 희석됐다는 증거다. 1주택자의 평균 종부세 부담액은 작년 97만원에서 올해 151만원으로 55% 급증했다. 올해도 집값 상승세가 계속돼 내년 서울 주택의 4분의 1 이상이 종부세를 내야 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월세를 놓던 임대등록사업자들은 ‘임대주택 종부세 합산배제’ 혜택을 받지 못하면서 작년 100만원대였던 종부세가 1억원대로 폭증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종부세 충격이 전국 방방곡곡, 중산층 이하로 퍼지는데도 정부는 “국민 98%는 무관한 세금”이란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가구 수 기준으로 6.4%가 세금을 내야 하고, 가구원 수까지 합하면 전체 인구의 10%까지 종부세로 고통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귀를 막고 있다. 고용통계에 이어 이번엔 세정에서도 분식(粉飾)한다는 비판이 쏟아질 만하다. 더욱이 올해 주택분 종부세는 작년보다 3조8600억원 급증한 데 비해 토지분 종부세는 4300억원 느는 데 그쳤다. 과도한 토지 투기를 막기 위한 ‘부유세’인 종부세가 ‘고가주택 징벌세’라는 기이한 세금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이 정부 들어 늘어난 재산세까지 합하면 국민의 주택 보유세 부담은 3배로 뛰었다. 종부세 개선 논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이유가 차고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