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출장길에 “고용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라는 글을 SNS에 올렸다. 지난 9월 취업자가 전년 동월대비 67만1000명 급증해 2014년 3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는 자화자찬이다. 홍 부총리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보다 세심히 살피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그의 말이 전혀 틀린 건 아니지만, 유리한 지표만 골라 장밋빛 해석을 더하는 정부 경제팀 수장의 행태를 언제까지 봐야 하는 것인지 영 불편하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90개월 만의 최대지만 기저효과를 빼면 속빈 강정이다. 비교시점인 작년 9월은 취업자가 39만2000명 급감하며 고용 참사가 벌어진 달이다. 이를 고려하면 67만1000명 증가는 호들갑 떨 수 없는 숫자다.

‘통계 분식’이란 지적을 받는 공공 일자리로 인한 착시도 봐야 한다. 9월 한 달간 ‘공공 알바’와 관련성 높은 공공행정·보건복지 취업자가 27만9000명이나 늘었다. 반대로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제조업은 취업자 수가 3만7000명 줄었다. 8월 7만6000명 감소에 이어 두 달 연속 제조업 일자리가 급감한 것이다. 이런 결과를 두고 정부가 “부족한 민간일자리를 공공일자리로 보완했다”며 뿌듯해하는 것도 볼썽사납다.

“9월 청년 실업률이 3.5%포인트 급락했다”고 자랑한 대목에선 울컥하는 느낌마저 든다. 취업경쟁 대열에서 탈락해 구직포기자가 급증하는 현실과 동떨어진 기막힌 인식이어서다. 실업통계에서 아예 제외되는 취업포기자와 공무원·공공기관 시험준비생을 감안하면 청년 5명 중 1명은 백수 신세라는 게 여러 경로로 확인된다. 전국 4년제 대학 3~4학년과 졸업생의 65.3%가 구직을 사실상 단념한 상태라는 충격적 조사결과(한국경제연구원)도 있다.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는 대학생은 9.6%에 불과했다.

사회 중추인 30~40대 실업도 심각하다. 작년 한국 3040 고용률은 76.2%로 OECD 38개국 중 30위에 그쳤다. 3040 구직단념자 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8년부터 늘기 시작해 2019~2020년에는 연평균 12%씩 급증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5년 내내 통계 마사지에만 매달리고 있다. 공급망·에너지 대란에도, 현안인 기본소득과 관련해 다산경제학상 및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의 비판이 잇따라도 못 들은 척 자랑거리만 찾는 듯하다. 경제브리핑이 ‘쇼통’으로 비판받는 청와대 의전참모의 이벤트를 닮는 식이어선 정말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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