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제된 조형미' 국내 명소
서울 혜화동 재능문화센터 JCC
길·옥상까지 배려한 '디테일 미학'
원주 '뮤지엄 산' 연 20만 명 찾아
물 위에 비친 환상의 '마법 거울'
제주에만 3곳…인간·자연 공존
마곡 LG아트센터도 내년 완공
고두현 논설위원
서울 혜화동 재능문화센터 JCC
길·옥상까지 배려한 '디테일 미학'
원주 '뮤지엄 산' 연 20만 명 찾아
물 위에 비친 환상의 '마법 거울'
제주에만 3곳…인간·자연 공존
마곡 LG아트센터도 내년 완공
고두현 논설위원

도심 주택가의 완만한 경사지를 절묘하게 활용한 서울 혜화동 JCC크리에이티브센터. 재능교육 제공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80). 그는 ‘독학’과 ‘여행’으로 건축을 배웠다. 귀국한 뒤 새로운 건축미학을 탐구하던 그는 마침내 ‘물의 교회’ ‘빛의 교회’ ‘지추(地中)미술관’ 등을 선보이며 노출 콘크리트 건축의 새 지평을 열었다.
그의 미학은 단순·절제·조화로 요약된다. 인간과 자연, 빛과 그림자, 절제 및 사유의 공간이 그 속에 응축돼 있다. 이를 한데 아우르는 상징어는 ‘빛’이다. 그의 작품은 우리나라에도 많다. 서울과 강원 원주, 경기 가평에 각각 한 곳이 있고 제주에는 세 곳이나 있다. 서울 마곡지구에 건축 중인 LG아트센터가 내년 봄 완공되면 일곱 곳으로 늘어난다.

최고의 음향시설을 갖춘 JCC아트센터.
대학로와 혜화문 성곽길을 잇는 길의 입지를 살려 누구나 건물 내부로 편하게 들어와 옥상까지 걸어갈 수 있게 설계했다. 박스 모양의 윗부분을 V자 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건물 안으로 지하 정원까지 햇빛이 환하게 비친다.
JCC아트센터 콘서트홀의 음향시설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명창 안숙선, 피아니스트 임동혁 등이 이곳에서 연주했다.
안도는 박성훈 재능그룹 회장의 세 가지 목표인 ‘예술적인 열정과 창의적인 생각, 교육적인 사고를 길러낼 수 있는 공간’을 ‘교육과 예술의 장’이라는 두 건축물로 형상화했다.

원주 ‘뮤지엄 산’의 워터가든과 박물관.
드라마 ‘마인’에 나온 워터가든은 물 위에 건물이 떠 있는 듯한 환상적인 모습으로 인기를 끈다. 수심은 20㎝ 정도로 얕지만 아래에 짙은 먹색 자갈인 해미석을 깔아 깊이감을 더했다. 다랑이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배우 공유가 커피 광고를 찍었던 장소로도 유명하다.
플라워가든에서는 80여만 포기의 꽃이 관람객을 맞는다. 연못 가운데로 난 길 위의 붉은 조각품은 알렉산더 리버만의 작품이다. 돌을 테마로 한 스톤가든은 신라 고분을 모티브로 설계했다. 이곳에도 ‘빛의 미학’이 숨겨져 있다.

땅속에 숨은 듯한 제주 유민미술관.

제주 본태박물관 제1관. 한경DB
경기 가평에 있는 한화 인재경영원도 자연과의 순응을 고려해 주변의 숲과 부드럽게 융화하도록 설계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짓고 있는 LG아트센터는 건축면적 1만5000㎡에 1300석 규모의 대극장, 400석의 다목적 공연장이 들어선다. 2018년 작고한 구본무 전 LG 회장이 전 세계 건축가를 물색한 끝에 안도를 낙점했다고 한다.
![안도 다다오 '빛의 건축', 한국에도 6곳 [고두현의 문화살롱]](https://img.hankyung.com/photo/202110/07.21340772.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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